다음세대 교육의 통로는 '교구'

[ 다음세대 ] '가정부모중심 새판목회 세미나', 교구의 교육적 센터 역할 강조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8년 04월 23일(월) 18:51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부모발달단계별 교구 편성 제안… 비전 공유가 '우선'

일주일 168시간 중 주일에 교회에 참석하는 1시간 만으로는 다음세대의 신앙을 바로세우기는 어렵다. 나머지 시간 동안 끊임없이 세상에 의해 세속화 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세상 속에 부모의 자녀교육관도 포함돼 있다. 입시를 위해 신앙을 유보하고, 교회보다는 학원으로 발걸음을 모는 세속적인 교육관을 가진 부모라면 기독교인 부모가 있는 가정이라도 세상의 가치관을 가진 비기독교인들과 다를바 없다는 것이다. 교회가 가정과 부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교회들마다 적신호가 켜진 다음세대 신앙의 대잇기, 목회자들의 고민은 깊어만가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부모'와 '가정' 중심의 목회 전환으로 극복하자는 대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소장:박상진)가 지난 19일 개최한 '가정부모중심 새판목회 세미나'에서는 가정ㆍ부모중심의 목회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 지역 중심으로 편성된 교구를 부모발달단계별로 편성할 것을 제안했다. 교구와 교육부의 분리가 아닌 교구가 교육적 센터가 돼야 한다는 것. 교구목사와 교구가 다음세대 교육의 통로가 되며, 교구 안의 모든 가정의 부모들이 다음세대 양육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구 담당자와 교회학교 담당자가 팀을 이뤄 교구목사는 부모교육을 담당하고 교육담당자는 아이들을 파악해 다음세대 양육의 사명을 공동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소장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주제강의에서 "성경 전체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자녀교육에 대한 성경적 원리는 가정의 부모가 그 책임을 감당하는 것이며, 학교에 보내거나 교회학교에 보내는 것은 일종의 위탁일 뿐 책임은 여전히 부모에게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녀 연령에 따라 부모가 배우고 깨달아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양육할 수 있는 주체가 돼야 한다"며, 부모의 신앙교육 책임을 강조했다. 신앙양육의 주체가 부모가 돼야 하기 때문에 자녀발달 단계별로 부모도 단계별 교육이 필요하며, 교회는 신앙적으로 자녀를 키울 수 있도록 그 부모를 교육시킬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세대에게 건강하게 신앙을 계승하는 것은 단지 교회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생존의 문제이며, 한국 기독교가 지속가능한가의 문제"라고 지적한 박 교수는 "오늘날의 다음세대 신앙계승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회 전체가 다음세대 지향적인 목회가 돼야 하고, 부모가 자녀 신앙교육의 주체임을 깨닫고 가정을 자녀신앙교육의 터전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담임목사가 실질적으로 다음세대교육의 한복판에 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본적인 신앙양육이 부모 중심으로 가정에서 이뤄질 때 교회학교의 역할은 보다 전문적인 은사개발, 제자훈련, 진로교육, 공동체 교육 등 가정에서 다룰 수 없는 영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교육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 '부모중심 교육목회'를 실천하고 있는 서울남노회 반포교회의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 담임 강윤호 목사.

이날 세미나에서는 교구가 다음세대 양육의 전면에 나서 '부모중심 교육목회'를 실천하고 있는 서울남노회 반포교회의 사례를 담임 강윤호 목사와 협동목사 신형섭 교수(장신대)가 함께 소개했다. 반포교회는 최근 지역별 목장모임에서 자녀연령별로 목장모임을 전환했으며, 1ㆍ2교구는 자녀 연령별로, 3교구는 청년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으로 나눴다.

강윤호 목사는 "부임후 교회 전체 가정을 심방을 했는데, 모든 가정에서 나눈 이야기의 마지막은 모두 자녀이야기로 귀결되는 것을 보았다. 신앙의 전수가 가장 큰 이슈임을 알게 됐다"고 전하며, "신앙전수의 책임을 교회학교에서 교회 전체로 가져온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반포교회의 교구개혁은 1년간 전체 교인들과 비전을 나누는 과정이 있은 후 가능했다. 담임목사의 목회DNA가 전 교인들과 공유되고, 목회의 변화가 저항이 아닌 동역이 되게 하기 위해 교역자세미나, 중직자세미나, 교사세미나, 전교인 오픈포럼, 교구세미나 등을 1년여에 걸쳐 진행했다. 이 과정 속에서 비전을 공유하고 새로 가는 길에 대한 점검을 전체 교인들이 함께 했다.

신형섭 교수는 "교구사역이 성인중심에서 전세대 목회로의 전환을 꿈꾸며 이 걸음이 시작됐다"며, "성인양육과 다음세대양육이 따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며, 모임에서 나눈 말씀이 동의에서 끝나지 않고 결단이 되어 삶의 실천까지 되게 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별 교구였을 때 교구모임의 주된 구성원이 주로 60대 이상의 중년층 회중이었는데, 자녀연령별 교구로 바뀐후로 30, 40, 50대 등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전에는 모임의 주된 이슈가 '교회내 성인사역, 교회의 좋은 일꾼되기' 였다면, 이젠 '가정과 교회 안에서의 신앙전수', '교회와 가정, 세상에서 사명받은 제자로 살아가기'가 이슈가 됐다"고 전했다.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가 제안하는 '교육목회 10계명'

1. 교구가 다음세대 목회의 중심이 되게 하라.
2. 담임목사가 다음세대 목회의 중심에 서라.
3. 가정을 기본단위로 하라.
4. 부모발달단계를 기본 축으로 삼으라.
5. 부모를 자녀교육의 주체로 세워라.
6. 교회, 가정, 학교(학업)을 연계하라.
7. 교구와 교육부서를 일치시켜라.
8. 가정예배가 기본 셀이 되게 하라.
9. 교회교육을 평생교육과정으로 편성 하라.
10. 체계적인 부모교육을 받도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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