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소식, 통일의 전주 되길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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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7일(화) 14:26

함석헌 선생은 해방 당시를 돌이켜 보면서 "그 악착같은 일본이 삼천리강토 2000만 민족을 몽땅 통째로 삼킨 지 1만 2771일 만에 한 마디 소리도 크게 지른 것 없이 맥없이 물러나던 날 나는 고향인 평안북도 용암포 밭에서 거름을 주다 해방 소식을 들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는 '뜻으로 본 한국 역사'에서 '도적같이 온 해방'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즉 해방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때 도둑같이 왔다는 것이다.

오는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평창 올림픽과 함께 '도적같이 들려온 소식'이다. 불과 몇 달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큰 소리 칠 때 이런 소식이 들려올 줄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해방이 도적같이 왔듯이 평화의 소식이 도적같이 들려오고 있다.

이 소식이 한반도 평화를 알리는 전주곡이 될 지 아니면 예전에 있었던 여러 번의 남북간 대화처럼 단회적인 행사로 끝나버리고 더 깊은 어둠이 다가올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라는 믿음을 가지고 평화와 통일을 향한 미래로 나가야 하겠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도적같이 온 소식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고 기다리던 복된 소식이 되어야 하겠다.

하루하루 다가오는 역사의 갈림길 앞에서 우리 성도들은 기도하면서 마음의 허리띠를 굳게 동여매고 평화와 통일의 날을 준비해야 하겠다. 이 일을 위하여 19일(목)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과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성도들 역시 평화를 위한 기도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남북의 관계에 있어서 '평화', '통일', '복음' 이 세 가지 명제 가운데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젊은 세대는 '통일의 꿈'을 잃어가고 있으며, 어떤 이는 '평화'를 다른 어떤 이는 '복음'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 우리는 이 세 가지가 다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독일 통일의 밑거름이 되었던 퓌러 목사님의 니콜라이 교회 기도회가 우리에게도 있어야 하겠다. 역사의 갈림길 앞에서 느헤미야처럼 간절히 기도함으로 무너진 성벽을 다시 쌓는 복된 믿음의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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