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과잉 계산의 오류

[ 논설위원 칼럼 ]

이상필 장로
2018년 04월 17일(화) 14:23

지금 한국사회에서 보수주의를 무조건 현상 고수하는 수구(Die-hard)나 반동(Reactionary)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보수주의는 독립적 정치사상 체계가 아니고, 잘못된 행동과 인식에서 나온 결과가 아닐까?

'보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에드먼드 버크(Edumund Burke 1729-17970)는 "진정한 보수는 새로운 변화들의 요소들을 완만하고 신중하게 이미 검증된 기존 제도에 접목시킴으로써 변화의 효과가 안정을 유지 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복 교수(전 명지대)는 "보수주의는 자유주의(Liberalism)와 공산주의(Communism) 파시즘(Fascism)을 양극으로 하는 좌(Leftist)와 우(Rightist)의 사상대립 구조 안에서 다양한 이데올로기를 공존, 타협, 수렴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회는 최근 좌우 대립의 모습을 보이며, 보수주의를 왜곡해서 매도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수는 진보 즉,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포용하기 때문이다. 보수는 진보의 적대개념이 아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보수의 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등 모든 영역에서 과격한 변화를 추구하는 급진주의(Radicalism)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급진주의는 좌ㆍ우익 다 같이 존재한다.

좌익세력은 폭력 혁명론의 신봉자이기 때문에 진보주의와는 구분된다. 좌익이 보수주의를 공격하는 것은 하나의 변장과 위장 행위이기에 경계가 필요하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보수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내세울만한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필자는 초대 대통령 이승만 같은 리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 한국사회에서 보수가 나가야 할 길은 가난과 분단 안보 불안 속에서 기성세대가 이룩한 업적만 주장하기보다 도덕적 해이를 과감하고 단호하게 인정하면서 젊은 세대들로부터 공감을 얻어 낼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신중하게 합류시켜야 한다. 그리고 극단을 피하고 온건한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한편 급진주의(Radicalism)적 모습이 우리 한국교회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일부 대형교회들에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용역동원은 있어서는 안될 문제이다. 성경의 포도원 농부 이야기를 통해 급진적인 행위의 결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인이 포도원을 세운 후 농부들과 계약을 하고 타국에 갔다. 주인은 셈 할 때가 되어 자기 종들을 보내 결산을 하려고 하자 농부들은 종을 때려서 보내고, 다시 보내자 또 상하게 하여 보내고, 다시 보내자 능욕하고 때려 보내고, 아들을 보내자 상속자라고 죽이면 포도원이 자기 것이 되는 줄 아는 소유의 욕망을 채웠다.

이러한 과잉계산의 오류를 범해 결국은 주인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끝이난다. 정의실현 공의실현으로 포장된 욕망 결국 자기 중심적인 행동을 하게되고, 정의실현이란 이름으로 법을 앞세우고, 결국 주변을 돌아 보지 못하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을 합리화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예수 그리스도'만으로 그들은 배부르지 않다. 알곡과 가라지를 추수 때까지 놔두는 이유는 가라지를 뽑다가 알곡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은 주인의 지혜이다. 교회에서 기득권을 가진 소수 주장이 전체의 의견으로 보이도록 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이 그 이면에 있는 것이 아닌지 농부와 같이 과잉계산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정직이란 이름으로 자기중심적 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 경험 안에서만 아니라 주인의 섭리를 지금은 이해가 안될 수 있다. 그러나 때가 되면 퍼즐을 맞추듯이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바다에서 자란 바다 전문가될 제자들이 목수 출신의 예수에게 '우리를 구해주소서'라고 한 것을 생각해 보자. 목수 출신인 예수님이 바다를 잘 아는 전문가들 앞에서 '잠잠하라'는 말로 바다를 다스리지 않았는가. 예수님이 말씀하시면 현실이 되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길이 과잉계산의 오류를 범치 않는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이다.

이상필 장로 해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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