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04월 17일(화) 14:22

추운 겨울철을 보내고 따듯한 봄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우리 땅에서 겨울을 보낸 새들이 보금자리를 떠나 새로운 환경을 찾아 이동을 했다. 이 새들을 '철새'라고 부른다. '새들은 알을 낳아 새끼를 기르는 번식지와 추운 겨울을 나는 곳이 따로 정해져 있어 철따라 옮겨다니며 사는 새'가 철새에 대한 사전적 해설이다.

즉 철새는 자기가 생활할 수 있는 환경(날씨)에 따라 보금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새들을 의미한다. 이같은 새들의 행위는 자신들만의 위한 생존 방식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새들의 생존방식을 따라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철새'라는 단어를 흔하게 사용한다. 특히 선거철을 앞두고 이러한 말이 쉽게 회자되어 왔다. 오는 6월 13일로 예정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지역별로 지방의회 자치단체장 후보가 속속 드려나면서 후보자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고 있는 시점이다.

이 후보들 중에는 심지어는 과거에 전혀 다른 당의 성격을 가졌거나, 생각의 차이를 보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소속당을 갈아타서 출마를 선언해 빈축을 사기도 한다. 과거에 후보자가 남긴 글이나 흔적을 찾아 보면 현재 소속한 정당과는 정반대인 것을 물론이고, 극단적인 비방까지 한 흔적들까지 확인된다.

정치권의 철새로 불리는 이들의 목적은 '당선'이라는 단 하나이다. 과거에 어떻게 해왔던지 이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당선'이라는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는 것 밖에는 없는 듯 하다.

유명정치인이 당바꾸기한 자료가 공개된 일이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0회이상 당을 바꾼 인물들이 여러명 있다. 당 명이 바뀌면서 어쩔 수 없이 소속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지만 당을 여기저기 옮겨 다닌 경력도 비일비재하다.

기독교계에도 정치권과는 다르지만 철새가 있다. 정치권은 정당이라는 구속력이 있는 구심점이 있지만 교계에는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왔다 갔다'하는 것도 아니다. 오직 돈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교계의 철새이다.

여기에는 정의도 없고 법도 없고, 오직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우는 봉투의 두께만이 작용할 뿐이다. 본질마저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이며, 심지어는 자신의 욕심에 따라 법과 규칙을 떡 주무르듯 바꾸는 일까지 서슴치 않는다.

우리 사회는 급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행이라는 이유를 들어 개인의 실속을 챙기는 일은 여전하다. 최근 금감원장의 로비성 출장을 놓고 한바탕 소동을 벌리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피감기관의 지원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건수가 발표되기도 했다. 결국 돈 때문에 인생이 좌우되는 모습을 보게됐다.

돈봉투에 따라 왔다 갔다하는 기독교계의 철새들에게 돈봉투가 올가미가 되는 때가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교계 또한 이 법률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돈봉투에 따라 왔다 갔다하는 철새들이 멸종되는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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