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8년 04월 03일(화) 15:06

우리 교단은 세계개혁교회의 가족으로서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했다. 제101회기 총회는 '다시 거룩한 교회로!'를 주제로 기념사업을 펼쳤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총회를 개최할 때 총회장 이성희 목사님을 모시고 비텐베르크의 루터교회당에서 기념예배를 드렸다. 장로회신학대학교를 중심으로 독일교회가 주최한 종교개혁 기념 박람회에 참여할 기회도 얻었다. 한국교회의 성장과 선교열을 세계교회와 나누었다.

총회 기념사업은 지교회 목회자들에게 종교개혁 관련 목회자료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기념행사는 노회나 총회가 개최될 때 회기 중에 갖도록 했다.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는 대신 한국교회 연합 기념대회에 참여했다. 불필요한 낭비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총회 총대와 지교회 목회자에게 '365일 1년 1독 역사순 성경통독 새벽기도회'를 위한 자료로부터 시작해서, 손양원 목사의 순교정신을 선양하는 '거룩성 회복 사경회' 자료, 10회에 걸친 종교개혁기념강좌 자료를 제공했다. 7개 신학교를 중심으로한 기념학술세미나도 했고, 한국장로교출판사는 52주 주일예배 설교자료 등을 담은 '목회와 설교 자료'를 출판했다.

제101회기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감사한다. 총회는 기념사업을 열심히 했는데, 하나님께서 총회를 개혁해 주셨음을 깨달았다. 개혁은 제도를 개선하고 사람을 바꾸는 일이다. 하나님 손에서 총회의 제도가 개선되고 사람이 바뀌어서 갈등과 혼란을 피했으니 감사하다.

제102회기 총회에서 총회 재판제도를 개혁했다. 헌법을 개정하여 총회재판국만 남기고 제1재심재판국, 제2재심재판국, 특별재심재판국 등 3개의 재판국을 폐지했다. 헌법 개정안은 노회 수의를 거쳐 2017년 12월 19일에 모인 제102회기 4차 총회임원회에서 공포했다. 기소위원회 폐지도 결의했으나, 관련 헌법조항을 개정한지 3년이 되지 않아서 개정은 다음 회기로 넘겼다. 총회 재판제도가 원래대로 돌아간 것이다. '원천으로 돌아가자'(ad fontes)는 개혁가의 슬로건대로 된 것이다.

연금제도도 제102회 총회에서 개혁을 일단락지었다. 수년의 진통 끝에 연금관련 각종 규정 개정을 마무리했다. 연금 수급액 조정이나 이사회 내부 갈등도 총회가 이사회의 보고를 박수로 받으면서 논란에서 벗어났다. 연금재단 보고를 박수로 받은 일은 근래에 드문 일이다.

덕분에 연금 기금은 납입자 감소 위기를 벗어났다. 최근 3년간 연금납입자는 2016년 8480명, 2017년 8330명, 2018년 9230명으로 변화했다(매년 3월 기준). 2018년 3월을 기준으로 월납입금은 32억 2700 여 만원이고 지급액은 13억 1000여 만원이다. 매월 19억 1700만 여원씩 기금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연간 230여 억원의 납입금 증가를 뜻한다. 2018년 1월 31일 현재 기금 잔고는 4283여 억원이다. 지난 해에 기금 운용 순수익이 5%를 기록했으니, 수익기대액이 연간 약 214억이다. 납입액 증가와 합하면 연간 444억 원 가량 기금 증가가 기대된다. 연금의 신인도 제고를 통해서 기금의 안정적 증가로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총회 직원도 감소를 시작했다. 부서간의 업무도 협의하여 조정했다. 소위 부서간의 칸막이를 허물기 시작했다. 총회 결의에 따라서 10개 실무부서를 5개 처로 조정하기 위한 연구도 시작했다. 연합사업도 불필요한 대표회장 선거를 피하고, 사이비 이단으로부터 자유롭도록 개편했다. 세계교회의 연합운동도 한국교회의 지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교회가 선교의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한편, 세계교회의 앞날을 책임져야 한다. 아시아교회 시대의 주역으로 감당할 책임이 무겁다.

총회와 한국교회의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다.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화 세속화라는 한국사회의 도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피할 수 없다. 과학기술과 인공지능의 발달, 기후변화와 같은 문명사적인 파고가 높다. 1970년대 이래 교세 감소를 경험하는 서구교회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개혁만이 살 길'이라는 각오가 필요하다.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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