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기획/ 만나고 싶은 사람과 부활해야 할 것들

[ 교계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8년 03월 30일(금) 15:25
   
 

2018년 부활절을 맞이해 '부활절 기획'으로 오늘의 시점에서 화제가 되는 있는 이슈와 관련된 인물 2명을 선정해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인터뷰를 했다, 첫번째 이슈는 우리사회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MeToo'와 관련해서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성폭력상담연구소의 조중신 소장이며, 다른 하나는 사건 발생 70주년을 맞이해 주목을 받고 있는 제주 4.3 사건을 기독교적 시각에서 연구하고 있는 김인주 목사(제주 봉성교회)이다. 또 다른 기획은 '한국교회에 다시 부활 했으면'하는 과제를 키워드로 제시했다. 선정된 키워드는 '마당', '신뢰', '청렴', '순결' 등이다.  <편집자 주>

**만나고 싶은 사람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 분명하게 마련하고 집행해야

조중신소장
사단법인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부설 성폭력상담연구

지금까지 여성들은 수많은 성범죄 사건의 피해자였다. 그럼에도 피해자들은 성범죄 피해 사실에 대해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순간 불이익을 받거나 오히려 '그럴만 했다'는 등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피해 여성들이 '나도 피해자'라며 용기를 내는 '미투운동(#MeToo)'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4일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중신 소장(사단법인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부설 성폭력상담연구소ㆍ이화여자대학교대학교회)은 "다양한 이유로 법적인 해결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민적인 호응이 지속되지 못하면 흐지부지 끝날 수 있다. 온 국민이 잊지 말고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해야 한다"면 관심을 촉구했다.

사실 미투운동은 지난 90년대 초부터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성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고 외치면서 시작됐다. 한국성폭력상담소 1기 상담원으로 활동한 조 소장은 "여성운동 활동가들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캐츠프레이즈를 내걸고 성폭력 실태를 폭로하는 데 앞장섰다"면서 "사회분위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여성은 드물었지만 이러한 노력이 쌓이면서 성폭력 특별법 제정 및 피해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법적 제도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조 소장은 이번 '미투운동'을 "이 사회에 성폭력이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지 온 국민이 깨닫고, 더이상 같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면서 "교회도 이 같은 문제에 관심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교회도 성범죄에 있어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조 소장은 "지난 2013년 발표된 경찰청 자료에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 1위가 목사였다"면서 "어쩌면 교회 내 성폭력은 고소나 상담으로 드러난 사건보다 은폐되어 있는 사건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고 안타까워 했다.

사실 성직자로 인한 성폭력 피해는 폭력과 위협보다는 유인과 위계가 많이 작용한다. 교리를 이용해 적 접촉을 정당화하거나 병의 치유를 빙자한 안수행위, 악령을 쫓아준다는 구마행위, 개인신상에 관한 개인상담 과정에서 교묘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해 당시에는 피해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조 소장은 "뿐만아니라 성직자는 교회 내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고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입증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피해를 주장해도 성직자를 옹호하거나 오히려 '교회의 물을 흐린다'면서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조 소장은 이러한 성폭력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도 성폭력 피해가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목회자들도 인간이고 성적욕구가 있으며 유혹에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조 소장은 "교회 내 목회자의 성윤리 규범이나 규례를 대한 보호와 배려가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교회 내 목회자의 성윤리 규범을 제정해 교인들에게 공지하고 이러한 규범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지 교단 차원에서 감시하고 실행되도록 집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그는 "성폭력을 성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의 문제로 보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때 교회는 피해자의 치유와 영성 회복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교회 내에서 잘못을 저지른 성직자는 반드시 사퇴해야 하고, 사법적인 책임을 물어야 하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어느 곳보다 분명하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면서 "하늘의 천국이 아닌 지금 이 시간 그리스도의 향기로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닌가"라당부의 말을 전했다.
최은숙 ches@pckworld.com


제주 4ㆍ3사건, 화해와 상생의 가치 확산하는 반전의 기회

김 인 주 목사
4ㆍ3사건 관련 기독교 자료 분석 및 정리 진행
제주노회 봉성교회

"부활절을 맞이해 정의로운 평화가 제주에서 그리고 한반도에서 실현되고 모두가 샬롬의 삶을 누리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제주 4.3사건 70주년을 앞두고 개신교와 관련한 역사자료 분석 및 정리를 진행하고 있는 제주노회 소속 김인주 목사(봉성교회)가 "한국교회가 모든 생명을 더욱 존중하고 공존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몇 년 전부터 제주에서는 4.3의 유족들과 경찰의 후예가 화해하는 모임을 추진했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주 목사는 제주 4.3사건이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확산하는 반전의 기회가 되길 기대했다.

김 목사는 "제주 4.3사건이 드러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제주를 벗어나 대한민국이 함께 참상을 기억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단계로 발전되었다"고 분석하며, "제주 마을공동체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얽혀 있기에 잘 잘못을 규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지만 이제는 용서하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피해자 가족들이 화해와 상생을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인주 목사는 제주 4.3사건에 대한 한국교회의 인식과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이 봄에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역사가 진행되는 시점에도 한국교회는 아직도 냉전시대의 반공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토분단과 전쟁을 경험했지만 이미 두 세대가 지났다. 오히려 용서하고 함께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하고,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치심을 새겨, 우리가 새로워져야 한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제주 4.3 사건의 성찰 및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도 제시했다.
그는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교회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주님의 말씀을 외면하고, 저들을 백안시하며 저주하던 방향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께 맡김으로 그의 머리에 숯불을 쌓는 것이 복음의 전략이 이다. 과거 무장하고 긴장하던 상태는 복된 삶에서 거리가 너무 멀다"고 전했다.
임성국 limsk@pckworld.com


**키워드로 읽는 한국교회에 다시 부활했으면 하는 것

#마당
한국교회에는 1970, 80년대의 부흥기를 지나, 지난 20~30년 동안 교회당 건축붐이 일어났다. 교회들은 저마다 예배를 위한 공간 확보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집회와 소규모의 모임을 할 수 있는 방을 확보하기 위한 현대식 예배당을 앞다투어 건축했다.

상가에 위치한 교회가 아닌 자체 건물을 가지고 있여 과거 교회당 풍경은 한 대중 가요 가사에 나오듯 '눈덮힌 조그만 교회당'으로 기억된다. 작지만 교회에는 마당이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는 긴 의자가 놓여 있다. 꼭 주일 아니더라도 교회 마당에는 뛰어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어지지 않았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어른들도 드문드문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교회당 앞의 마당이었다. 

마당은 우리나라 전통 가옥에도 있었고, 마을의 주민들이 모이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는 공동의 장(場)이다.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에서도 우리나라 전통이 담긴 마당의 의미를 담았다. 이 마당에서는 각 국의 문화가 소개되는 등 소통의 장이 됐다. 

어린이가 뛰어 놀고,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편안하게 휴식하고 소통하던 교회의 마당이 이제 찾아 보기 힘들어졌다. 현대식 교회당에는 깨끗하고 정돈된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있지만, 이 공간들은 꽉막힌 벽으로 소통을 차단한다. 어린이들이 뛸 수 있는 자유도 가로 막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쉬고 소통할 수 있는 교회당의 마당이 따듯한 햇살이 내리는 2018년 부활절에 그리워 진다. 
박만서 mspark@pckworld.com

#신뢰
2017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1%였다. 결과적으로 2017년 교회신뢰도는 이전과 비교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신뢰'의 유무는 진정성 유무와도 연결된다. 사람들은 '진짜'를 신뢰하고 '가짜'를 외면한다. 기독교인, 목회자, 교회 활동 등 한국교회 전반에 대해 세상 사람들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여론 조사를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목회자들에게는 윤리와 도덕성을, 성도에게는 정직과 배려를 가장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세속적 가치관과 구별된 크리스찬들이 여러 방면에서 높은 수준의 인격적 소양과 시대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을 발현하는 것이다.

과거 한국교회는 시대적 고통을 민족과 함께 하며 든든한 언덕이자, 어두운 시대를 비추는 소망의 등불이었다. 목회자는 마을을 대표하는 지성인이자, 혁신가였고, 공동체 전체를 돌보고 이끄는 리더십을 펼쳤다. 한국교회는 민족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자상을 여럿 배출했다. 세상이 흉내낼 수 없는 기독교 가치관을 실현하는 크리스찬들을 통해 세상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세상은 발전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것을 아낌없어 내어 주는 크리스찬들의 활동이 두드러질 때 세상은 교회를 신뢰하고 의지했다. 한국교회는 정직성, 언행일치,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역할 수행, 유연한 소통, 세상과 구별되는 기독교 인성을 지속적으로 발휘될 때 교회에 대한 세상으로부터의 '신뢰'가 부활할 것이다.
이경남 knlee@pckworld.com 

#청렴
교회를 시무하다 은퇴하신 목회자들의 후일담 중에 단골메뉴가 있다. "우리가 목회할 때는 사례비가 어디있어. 교인들이 한 숫가락씩 모은 성미로 밥을 지어 먹고, 교회들이 텃밭에서 뽑아다준 푸성귀로 반찬을 만들어 먹었지. 다른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행복하게 목회를 할 수 있었어"

그렇게 생활하며 교회를 섬긴 목사들을 교인들은 존경했고, 그들을 따랐다. 이를 단어로 표현하면 '청렴'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서 존경을 받는 목회자를 수식하는 대표적인 단어 또한 '청렴'이었다. 

'청렴'은 국어사전적 의미를 살펴 보면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지 않는 마음'이다. 즉 성품과 행실이 좋아야 하며, 특별히 재물에 대해 깨끗함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의 잣대로 목회자를 바라 볼 때 '과연 존경을 표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단적인 예로 오랜시간 담임목사가 시무하다가 떠날 때 옥신각신 하는 중요한 내용이 전별금이다. 이로 인해 교회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때로는 사례비가 적고많음을 놓고 교회와 불편한 관계를 갖기도 한다. 선거철이 되면 돈봉투 하나 받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이 오늘의 교회 지도자라고 지적한다. 물론 목든 목회자 지도자들이 아니라 일부 목회자에 국한된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목사' 전체가 '청렴'하지 못하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청렴한 목회자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사례비가 없어도 성미 한줌과 푸성귀만으로도 감사해 하며, 청렴한 생활을 했던 선배 목회자들의 뜻이 오늘에 이어지기를 기도해 본다. 
mspark@pckworld.com

#순결
한국교회가 이번 부활절을 맞아 부활시켜야 할 또 하나의 덕목은 '순결(純潔)'이다. 
'순결'은 '잡된 것이 섞이지 아니하고 깨끗함', '마음에 사욕(私慾), 사념(邪念) 따위와 같은 더러움이 없이 깨끗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초기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경건주의적 복음주의'와 '청교도 개혁주의 정통신학'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더군다나 민족주의적 성향을 띠어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자신들의 사욕이 아닌 민족과 하나님 나라를 우선 생각했다. 

1890년에 내한했던 마포삼열 선교사는 1909년 첫 25년간(1884∼1909)의 한국선교를 회고하면서 "선교부와 교회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투철한 신념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로부터 구원받는다는 복음의 메시지를 믿는 열성적인 복음정신을 지녔다"고 회고했다.

당시 신앙인들은 외적으로는 술이나 담배, 그리고 카드놀이 등의 도박은 기독교 신자들이 빠져서는 안 될 죄의 요소라고 보고 세상 속에서 순결함을 지켰다. 더 나아가 주기철, 손양원 목사 같은 신앙 선배들은 복음의 잣대 앞에서 위협이나 회유에 굴복하느니 차라리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신앙의 순결함을 지켰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앙의 순결성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자본주의적 욕망, 다시 말해 맘몬의 정신이 교회 내에도 깊숙히 들어와 있어 교회 또한 자본주의의 어두운 속성에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다. 교회 내에서 성적인 문제 또한 자주 불거진다. 

부활절을 맞아 신앙 선배들이 가졌던 순결한 신앙을 회복해  세상 속의 소금과 빛 같은, 순결함으로 세상을 이끄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다.
표현모 hmpyo@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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