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야기-순종에서 행복으로

[ 목양칼럼 ]

이청근 목사
2018년 03월 27일(화) 16:05

'가정같은 교회, 교회같은 가정'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행복목회를 지향해 오고 있는 필자는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며 지내고 있다. 개인이든 가정이든 교회든 국가든 만남을 통해 행복이 결정되는 것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 노랫말처럼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의 섭리와 은총 속에 필연적이거나 운명적인 만남을 꿈꾸며 산다. 하지만 첫 눈에 반한 사랑이나 운명적인 사랑은 지속하기가 어렵다고들 말한다. 젊은 남녀가 첫 눈에 반하여 운명적인 사랑으로 만나서 사랑을 키우며 결혼하고 가정을 이룬다고 해서 사랑과 행복을 유지해 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사랑은 한 순간의 감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섬겨야 하는 의지적 선택인 까닭이다.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과 종교의 배경 속에서 자라난 두 남녀가 운명적으로 만나 순종의 의지적 사랑으로 행복의 열매를 맺은 사랑이야기를 소개한다. 엄격한 700년 전통 유교문화의 전주 이씨 마을에 생명을 걸고 교회를 세운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남자. 김해 김씨 양반가에 사찰을 세운 불교 가정에서 자란 여자.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남녀가 있었다. 또한 당시는 정치적으로 동서 간의 갈등이 심했던 시기였다. 호남 출신으로 시골 농촌에서 성장한 남자와 영남 출신으로 서울 강남에서 성장한 여자는 결혼 당시 누가 보더라도 어울리지 않았다.

남자는 같은 신앙 배경을 가진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부터 말미암느니라"(잠19:14)는 성경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며 스물 네 번의 맞선을 봐야 했다. 왜 남자는 그토록 많은 맞선을 보아야 했을까? 그 이유는 맞선을 볼 때마다 남자의 질문에 부합되는 배우자감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어려서부터 신앙교육을 받은 대로 같은 기독교 가정의 문화를 함께 할 수 있는 여자를 만나 사귀고 결혼해야 안정되고 평화롭고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던 그 남자는 미련하고 무모한 도전을 했는데 처음 만나는 여자마다 짓궂은 질문을 하곤 했다.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성경구절은 무엇입니까?" 3만 구절이 넘는(31,173절) 성경말씀 중에 어떻게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서로 같을 수 있겠는가! 다음 질문은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찬송은 몇 장입니까?" 당시 통일찬송가 558장 중에 어떻게 서로 좋아하는 찬송이 일치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기적 같은 운명적인 만남이 일어나고 말았다. 스물네 번째 만난 여자가 남자의 질문에 정확하게 맞는 답변을 한 것이다. 그 성경구절은 로마서 8장 28절이었고, 찬송가는 당시 통일찬송가 466장(새찬송가 408장)이었다. 28년전 필자의 만남이야기이다.

사람은 자라온 배경, 지식, 생각, 환경,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다름을 받아들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적인 사랑으로 서로 순종한다면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찬란하게 빛나는 행복의 무지개를 우리네 인생의 하늘에 띄울 수 있으리라! 필자는 운명적인 만남에서 서로 선택한 말씀(롬8:28)에 늘 순종하는 의지적 사랑으로 여러 가지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운명적인 사랑을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요즈음 '미투운동'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감격적인 만남이 주는 행복이 연 1억 5000만원 수입일 때 맛보는 행복과 같고, 서로 소통하는 즐거운 대화는 4600만원의 추가 수입을 올리는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가정이 휘청거리고 깨어지며, 교회가 분열되어 아파하는 작금의 서글픈 모습들을 바라보며 '가정같은 교회, 교회같은 가정'의 행복한 공동체를 이루어가기를 지금 이 순간에도 마음모아 간절히 기도드린다.

이청근 목사 전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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