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든 가겠습니다" 응답할 차례

[ 기고 ] 제102-1차 신학생 농어촌 선교현장 탐방을 다녀와서

김창규
2018년 03월 22일(목) 09:37

총회가 적절한 시기에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속으로'를 주제로 선정한 것같다. 상생하는 교회를 지향하기 위해서 농어촌마을의 목회가 살아나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생각된다. 필자가 시무장로로 있는 교회가 소속된 노회에서도 모임이 있을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총회 주제에 대해 목회자들이 기대감을 쏟아놓곤 한다.

필자는 2017년 2학기에 총회 농어촌선교부와 대전신학대학교가 공동으로 개설한 '농어촌마을목회 전문사역자과정'을 수강했다. 그리고 이와 연계된 총회 농어촌선교부 주최로 지난 2월 5~7일 호남지역 8곳의 농어촌마을의 목회 현장을 탐방하는 '제102-1차 신학생 농어촌 선교현장 탐방'에 참가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공동체 운동을 이끌어갈 전문사역자 및 마을목회 전문사역자 양성을 위한 것으로, 농어촌 선교현장의 다양한 사례발표를 듣고 현장을 둘러보며 다양한 목회 비전을 품을 수 있도록 계획됐다.

필자는 이 현장탐방과 강좌를 처음 대하면서, 젊은 신학생들이 어떤 이유로 무엇이 계기가 되어 농어촌마을에서 마을사역을 다짐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필자는 33년 재직 끝에 정년퇴직한 전직 출입국관리공무원이고, 자녀양육을 이미 끝낸 터라 당장이라도 자비량 목회가 가능하다.

언제든 자립대상교회인 농어촌교회를 섬길 마음의 자세가 갖추어져 있지만, 젊은 신학생들은 신학교를 마치고 자녀교육은 물론 생활비도 해결할 수 없는 농어촌마을로 들어가 사역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하는 마음이 든다. 사실 이 문제는 사명 이전의 생계 문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2박 3일 동안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마을만들기 운동에 효과적으로 참여하는 교회의 사례를 둘러보았다. 첫날 전북 부안의 창북교회에서 펼쳐지는 노인대학과 지역아동센터, 전남 화순의 신실한교회가 전개하는 힐링알토스협동조합의 사례와 커피하우스를 돌아 봤다. 숨이 멎을 듯 벅찬 감동을 받았다.

목회자가 어디까지 목회사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느냐하는 질문에 답을 얻을만큼의 마을 목회현장을 드디어 보았기 때문이다. 저녁에는 친환경 양계로 선한 이웃 공동체를 꾸리며 교회역할을 하고자 하는 목사님으로부터 강의를 들었다.

이는 강의를 듣는 신학생들에게 자비량 사역의 필요를 더욱 강하게 느끼게 했다. 그리고 폐교된 초등학교를 매입해 교회로 사용하는 전북 순천의 구상교회에서 푸짐한 저녁을 대접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틀 밤을 묵을 수 있는 훈훈한 정도 경험했다.

이튿날 전남 광양의 풍성한교회가 마을 주민들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았다. 붕어빵 전도와 매년 하늘 문이 열리는 날(10월3일 개천절)에 여는 마을잔치,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 무조건 손을 잡고 인사했던 '인사목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여수시에 위치한 현천중앙교회는 마을의 애경사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주말농장을 운영하며 마을과 소통하고 있다.

마지막 날은 전남 담양의 118년 전통의 개동교회가 농촌교회로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보게 되었다. '담양개동마을회'라는 비영리단체인 마을기업에 교회가 적극 참여함으로써 2018년 창조적 마을 만들기 사업에 5억원의 정부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 마을회에서는 딸기체험, 땅콩체험, 김장체험 등을 기획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마을로 찾아오게 돼 지역경제도 살아나고 있는 설명을 들었다. 마지막 방문지는 전남 장성의운교회로 정의와 생명, 노인복지, 다문화 사역 등 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들에 따라 목회가 이루어 지고 있었다.

3명의 목회자가 대를 이어가며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줬다. 대전신대와 호남신대, 양 신학생들이 함께 2박 3일간 농어촌마을목회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체험을 하게 된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제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어디든 가겠습니다"라는 응답을 할 차례만 남았다.

김창규
대전신대 신학대학원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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