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母)교회 책임감으로 교회에 필요한 인재 키우다

[ 기획 ] 교회 동반성장 이끄는 '새문안 아카데미'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3월 21일(수) 16:43
▲ 지난 1월 위임예식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인 이상학 목사 부부와 새문안교회 장로들.

한국 장로교회의 모태(母胎),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 시무)가 한국교회를 향해 가지고 있는 책임감은 남다르다. 서울의 중심부 광화문에 위치한 새문안교회는 최근 노후된 예배당 건물을 새롭게 건축하면서도 기존에 진행 중이던 선교나 대사회 봉사의 사역을 전혀 줄이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새문안교회의 부속기관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독교 인재들을 양성해 낸 통합교육기관인 새문안아카데미의 사역도 여전히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새문안아카데미(이사장:김경년)는 새문안교회가 설립, 운영하고 있는 교회음악원, 교회교사교육원, 교회전문봉사교육원, 언더우드선교훈련원이 각각 그 설립 목적과 특수성을 존중 받으며 교회 전체 차원에서 각 분야별 교육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통일된 조직과 운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설립된 비법인 통합교육 재단이다. 새문안아카데미의 정식 설립은 2009년 5월 27일이지만 아카데미의 첫 태동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8년 3월 13일 새문안교회가 우리나라에 처음 복음의 씨앗을 뿌린 언더우드 선교사가 기독교 세운 지 111주년을 맞아 언더우드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교회음악교육원을 개원한 것이 새문안아카데미의 첫 시작이다.

▲ 1998년 개원한 한국교회음악교육원의 수업 모습.

교파를 초월해 교회 음악에 관련된 이론과 실기를 교육함으로써 음악지도자와 실력을 갖춘 평신도들을 양성하고 있는 한국교회음악교육원은 교회음악과정과 시창발성학교, 성악, 지휘, 오르간, 피아노, 신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음악 향상을 견인하고 있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수강생이 1만6000명이 넘을 정도로 교회음악 발전에 기여해온 한국교회음악교육원은 한 학기 300명이 넘는 수강생들을 교육해 개 교회에서 지휘자, 반주자, 독창자, 찬양대원으로 봉사할 수 있는, 교회가 필요로 하는 교회음악인을 양성한다. 

초대원장은 언더우드 선교사의 손자 원일한 박사의 부인이자 호주 선교사로 한국에 왔던 원성희 교수(이화여대 종교음악과)로, 새문안교회 권사의 신분으로 1998~2003년까지 교육원 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올해는 특히 개원 2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음악계뿐만 아니라 세계선교의 비전을 품고 기도하고 있다.

한국교회음악교육원에 이어 2007년 1월 설립된 곳이 한국교회교사교육원이다. 새문안교회 창립 120주년을 맞아 교회교육 문화를 새롭게 정립하고 새로운 교회환경에 적합한 교사의 질적 능력을 고양하기 위해 서울노회와 새문안교회가 협력하는 교회학교 교사양성 전문기관으로 전문강사진의 신학적 기초과정, 기독교 교육 이론, 실제 교육현장에 필요한 교육방법에 대해 다양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예산, 인원, 조직 등 현실의 어려움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체계적인 교사교육을 실시하는 교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새문안교회는 교사교육원 설립 후 모든 교우들에게 문호를 개방, 소속 교단이나 교회에 상관 없이 원하는 모든 교사 지망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며, 원할 경우 교사 재교육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교사의 사명을 돌아볼 수 있게 하고 있다.

2007년 9월에는 세계 선교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평신도 전문인 사역자를 발굴 및 교육해 선교지에서 선교사와 동역 혹은 독자적인 선교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새문안언더우드선교훈련원을 설립했다. 2015년 6월에는 총회의 세계선교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총회 훈련원에 개설된 세계선교대학 평신도 교육과정과 연계해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그해 9월부터 총회 세계선교대학 평신도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2007년 11월 26일에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교회가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목회자, 평신도, 일반인들에게 전문봉사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새문안상담교육원을 설립했다. 본래에는 호스피스 교육까지 포함해 새문안전문봉사교육원으로 개원했으나 이후 수강 대상자를 변경해 상담교육원으로 변신했다.

매년 2학기 과정으로 운영되는 상담교육원은 상담 전문강사를 초빙해 기독교상담 이론과목을 바탕으로 집단사례세미나, 기독교상담과 영성 등 상담과 관련된 과목을 강의한다. 이 상담교육원은 특히 목회자 부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며 참여하고 있다. 

▲ 건축 중인 새문안교회 조감도.


이렇게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교육들을 한데 묶기 위해 새문안교회는 지난 2009년 5월27일 새문안아카데미를 설립, 산하의 교육들을 통일성 조율하면서도 각 전문교육원의 설립 목적과 특수성을 존중해 운영하고 있다.

담임 이상학 목사는 "새문안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궁극적 명령을 지역사회와 문화 안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새문안 아카데미를 세워 본 교회뿐 아니라 타 교회의 교역자, 교사, 평신도 수백 명에게 최선의 교육을 제공해 다방면에서 양질의 사역자, 봉사자들을 양육함으로써 한국교회 발전에 기여하려고 힘쓰고 있다"며 "새 성전이 완공되는 날에는 더 다양해지고 확대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문안 아카데미 이사장 김경년 장로는 "새문안 아카데미는 교회의 핵심적인 기능인 예배와 선교, 그리고 교육과 봉사활동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하는 기관"이라며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필요로 하는 각 분야의 인재를 교육하는데 노력해 왔듯이 앞으로도 충실한 교육을 통해 더욱 개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을 피력했다.

 

 

#"어머니 교회로서의 책임 다할 것"

새문안교회 담임 이상학 목사

"한국 최초의 장

▲ 이상학 목사

로교회에 부임하게 된 것에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입니다. 큰 흐름에서 봤을 때 한국교회의 상황이 열악하고 교회 선교적 측면에서 좋지 않은 징후들이 포착됩니다. 어머니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책무를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이곳에 올 때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분별을 확인하고 왔기 때문에 앞으로 하실 선하신 일에 대한 기대감이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장로교회인 새문안교회에 지난해 9월 부임, 3개월간의 사역 준비 기간을 거쳐 12월부터 시무하고 있는 이상학 목사는 한국장로교의 모교회에 부임한 소감을 위와 같이 밝혔다. 이 목사는 올해 1월 14일 위임예식을 가졌다.

이 목사는 "새문안교회는 제5대 김동익 목사님이 섬기실 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그분의 따뜻한 목양적 심성 속에서 교회가 확장되고, 이후 제6대 이수영 목사님이 건강한 칼빈주의 신앙에서 든든하게 자리매김을 하시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다"며 "이런 토양 위에서 제가 목회를 하게 되는데 구원의 역사의 흐름을 짚어보면 순간순간은 사람이 하는 것 같지만 큰 맥락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것을 보게 된다. 특별히 리더를 세우실 때 더욱 그렇다"며 본인의 현재 위치를 가늠했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목사가 부임 후 제일 먼저 진행한 것은 의외로 30일 새벽기도였다. 

이 목사는 "새문안 성도는 합리적이고 지적인 서울의 교양인 스타일이지만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때때로 기꺼이 벼랑 끝에서는 모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30일 비전새벽기도회를 통해 자기의 내면을 으깨는 작업을 했는데 통회하고 자복하는 일들이 일어났다. 새문안교회 내에 이런 역동적인 영적 에너지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목회지에 와서 하나님께 신고식을 한다는 생각으로 기도회를 진행했는데 교인들의 호응과 뜨거운 참여라는 선물을 주셔서 감사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문제에 대한 진단이 독특하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다름아닌 구원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한 성도가 구원의 확신을 갖고 난 뒤에는 바로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인의 삶의 현장으로 투신하도록 밀어넣는데 내면의 상처와 죄성이 극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 헌신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치유와 회복이라는 구원의 스펙트럼을 놓치고 도덕만 내세우고 따라가야 한다고 강요하는데서 문제가 된다. 도덕과 윤리는 구원받은 성도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결과물일뿐"이라고 분석했다.

이 목사는 현재로서는 새문안교회가 한국교회 내에서 2가지의 중요한 과제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 첫번째는 현재 진행중인 새 예배당 건축. 이 목사는 "새문안교회가 현재 재적 12000명에 출석교인수가 4~5000명인데 지금의 예배당은 두배 교인을 예측하며 짓고 있다"며 "크기의 문제가 아니고 한국교회 안에서 본질적으로 새문안교회가 더 잘 섬기기 위해서는 더욱 부흥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진행한 것인만큼 규모에 걸맞는 신앙의 내실을 치열하게 가져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며 건강한 교회를 구현해 가는 것이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목사는 또 하나의 과제로 어머니 교회로서의 역할론을 들었다. 이 목사는 "새문안교회 성도들은 우리 교회를 한국교회 많은 교회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새문안교회 성도들은 한국교회 어머니 교회라는 자부심과 거룩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한국교회 전체에 더 잘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앞으로도 꾸준히 찾아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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