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성(性) 인권 감수성' 키워요

[ 문화 ] '교회 내 성폭력 예방교육 지도자 세미나'에서 추천한 문화콘텐츠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3월 21일(수) 15:07

'미투(#Me Too)' 운동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가부장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피해자가 침묵하고 다수에 의해 묵인되었던 성범죄들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남성들, 이중에서도 중년 이상의 남성들은 이러한 문화적 변혁이 부담스럽거나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함은 내 안에 '성(性)인권 감수성'이 모자라기 때문임을 인지해야 한다. 

지난 2월 19~20일 총회 국내선교부에서 진행한 '교회 내 성폭력 예방교육 지도자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성(性)인권 감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화콘텐츠를 소개해 논길을 모았다. 국내선교부에서 권장한 영화들을 감상하며, 내 안에 자연스럽게 '성(性)인권 감수성'이 자라도록 하자.

<기독교 관련 영화>

로마서 8:37(2017)
이 영화는 교회의 부조리와 위기를 다루면서 존경했던 목회자의 성추행과 성폭력을 알게 되고 고민하는 한 청년의 이야기다. 결국 성폭력 피해자들의 편에 서면서 성범죄 목회자가 여전히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며 넘어가려는 태도에 대해 "그들은 그냥 범죄자일 뿐"이라고 고발한다.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영화이지만 기독교인들에게 경각심을 갖고 반성하게 하는 영화다.

쿼바디스(2014)
이 영화는 교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된 몇몇 대형교회에서의 목회자 윤리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한다. 대형교회의 목회자 윤리, 목회자 세습, 성윤리, 교회가 기업화됨으로서 나타나는 재정 비리, 외형적인 성장제일주의에 사로 잡혀 무리하게 빚을 내어 지은 교회건축으로 인한 부도 사태 등 여론에 회자되었거나 읽었던 사실들을 다큐로 만든 영화다.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2017)
한국교회 초기에 활동했던 서서평(엘리제 세핑) 선교사에 관한 영화다. 여성 선교사로서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위해 섬겼고, 배우지 못한 여성들의 교육과 인권을 위해 힘을 다했던 서서평 선교사의 감동적인 일대기는 한 신앙인의 위대한 역사일뿐 아니라 한국 초기교회가 보여준 탁월한 문화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 영화 및 동영상>

히든 피겨스(2016)
1960년대 미국 나사에 근무했던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 도로시 본 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백인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이 원하는 역할과 성취를 얻기 위해 여성의 사고는 지나치게 감성에 치우쳐 이성적 판단을 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과 냉대, 고된 업무와 차별을 극복하는 과정을 유쾌하게 담아냈다.

스포트라이트(2015)
이 영화는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러브' 내의 팀 이름인 '스포트라이트'는 보스턴의 가톨릭 사제들이 아동을 성추행하고 있다는 내용을 취재한다. 이러한 사실을 덮으려 하는 추기경과 가톨릭 교구와 이를 보도하려는 기자들의 집요한 노력이 대립하지만 결국 기자들의 노력으로 가톨릭 내 비리를 신문으로 보도해 알리는데 성공한다.

한공주(2013)
2004년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누구보다 평범한 열일곱 소녀 한공주가 전학을 가면서까지 일상을 회복하고자 노력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피해자에게 유독 가혹한 우리 사회에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노스 컨츄리(2006)
1984년 미국에서 최초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에서 승소한 사례를 소재로 한 영화. 광산에 취업한 여성이 겪는 성차별과 성폭력, 가정폭력 등을 총체적으로 다루며 가부장적 가족과 조직문화에 맞서 싸우는 여성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피아노(1993)
낯선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빅토리아 시대 식민지인 뉴질랜드에 도착한 에이다. 전형적인 가부장적 힘을 상징하는 남편에게 그녀는 소유물이자 교환대상에 불과했다. 반면 남편의 친구는 수평적이고 관계 지향적이어서 감정적 교감을 느끼게 된다. 지배와 배려의 상징인 두 남성을 통해 가부장적 사회를 비판하고 여성으로서 에이다의 성장과 정체성 회복의 과정을 담았다.

유튜브 '엠마 왓슨 UN 양성평등 연설'
유엔 여성친권대사로 위촉되어 활동하고 있는 영화배우 엠마 왓슨의 양성평등에 관한 연설이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양성평등운동이 지향하는 바를 설득력 있게 말하고 있따. 양성평등운동은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대척적 운동이 아니라 남녀가 서로를 돕고 필요로 하는 인류 발전을 위한 적극적 행동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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