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프리즘> '위드 유' 교회가 되어야

[ 문화 ] 문화계와 교회의 권력 구조 유사, 각별히 주의해야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3월 21일(수) 14:51

최근 성폭력과 추행에 맞선 용기있는 여성들의 '미투(#Me Too)' 운동이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힘입어 여성들에게 자행되었던 성폭력 및 추행들은 그동안 가부장적인 위계구조의 사회 속에서 묻혀있다가 최근 여성의 사회적 위치 변화와 '미투 운동'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 세상에 드러나고 있는 것.

최근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미투 고백은 예술 문화계쪽이 가장 많은 건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연극계 최고의 연출가 두 명으로 꼽히는 이윤택과 오태석을 비롯해, 탤런트 겸 교수 조민기, 연극 및 영화배우 최일화, 조재현 등 유명 예술인들이 과거의 잘못된 행동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미투 고백이 예술계에서 특히 많은 이유는 극단의 대표가 연출능력이나 카리스마로 그 극단을 성장시키고, 그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권력자가 되며 집단 내 구성원들은 그를 왕처럼 복종하고 따르는 봉건집단화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연기자들도 교수로 재직하며, 혹은 극단의 성공한 선배로의 위치를 이용해 성폭력과 추행을 자행했다. 여기서 또다른 문제는 그 집단 내의 구성원들이 이들의 비도덕적 행위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제지하지 못하고, 피해자를 방관하는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권력을 지닌 이들의 눈에 벗어나면 그 분야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러한 예술계 권력자들의 성폭력과 내부자들의 묵인의 구조는 이상하게도 교회의 구조와 닮아있다. 영적인 카리스마로 교회를 성장시키며 설교와 목양을 통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목사와 그를 존경하고 추종하는 교인들. 이 과정에서 목사는 일반 사회가 이해하기 힘든 권위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 교회 내 목회자들의 성폭력 및 추행의 건을 들여다보면 예술계의 권력자들이 행했던 방식과 유사하다. 일례로 이윤택이 밤마다 여성단원들에게 안마를 시키고, 추행한 것처럼 전병욱 목사 또한 여신도들과 청년들에게 안마를 부탁하고, 그 과정에서 성폭력과 추행이 자행됐다.

이윤택에게 성추행을 당한 단원이 사무실로 달려와 피해 사실을 말할 때 직원들이 딴청을 피우며 투명인간 취급을 했듯이 당시 그 교회에서는 공동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혹은 꽃뱀 취급을 하기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총회에서는 방관하다가 그저 2개월의 설교 정지라는 가벼운 징계만을 내렸다. 자정ㆍ자치 능력도 미약하다는 반증이다.

성폭력에 의해 배우라는 꿈을 접거나 정신치료를 받아야 했던 이들이나 믿고 따르던 이에게 성 폭력을 당해 교회를 떠나게 된 너무나 큰 상처를 입은 여성들이나 겪은 좌절과 상처의 경로는 엇비슷하다.

예술계와 종교계는 한 단체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도자, 이를 추종하는 구성원, 그리고 이들이 형성하는 문화가 서로 비슷하다. 성경 속 가장 위대한 왕으로 추앙받는 다윗 또한 성(性)으로 인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기억하며, 목회자는 자신의 약함을 겸손하게 인정해 스스로 경계하고, 교인들도 목회자가 건강한 목회를 하도록 도우며, 그리고 혹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약자에게 먼저 다가가는 모습을 갖는 '위드유(With You)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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