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선교를 여는 아루샤 선교대회

[ 주필칼럼 ]

변창배 사무총장
2018년 03월 20일(화) 15:40

교회 역사가들이 에딘버러 선교대회(1910년)를 20세기 선교를 여는 대회라고 말하듯이, 탄자니아 아루샤에서 개최된 선교대회(2018년)는 21세기를 여는 선교대회로 기록될 것이다.

우선 규모 면에서 그렇다. 주최측에서 공개한 총 등록자가 1024명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선교와전도협의회(CWME) 총대가 543명, 자문위원이 91명, 옵서버가 47명, 초대손님이 19명, 스태프가 98명, 스튜어드가 40명, 지역 참가자 186명이었다. 그 외에 대회 보조 인력과 일시 방문자까지 포함하면 1,1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에딘버러 선교대회 이래 공교회 대표가 참여한 모든 선교대회를 통틀어도 최대의 인원이 참가했다.

참가자의 인적 구성도 달랐다. 공식 등록자의 성비가 남성 605명, 여성 419명이었다. 현저하게 여성의 비율이 높아졌다. 개회예배에서 설교한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CRC) 회장 나즐라 카삽 목사도 여성이었고, 세 번째 패널 주제발표를 통해서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린 아디 마리아나 와카 목사도 여성이었다. 예배 설교, 성경공부 인도, 주제발표, 패널 토의 전반에 걸쳐서 여성지도자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128명이 등록한 청년들의 대회 기여도도 물론 높았다.

대회의 주제와 발제 내용 면에서도 달랐다. 아루샤 선교대회의 주제는 '성령 안에서의 선교 - 변혁적 제자도를 향한 부르심'이었다. 3월 13일에 발표한 대회 선언문 '제자도를 향한 부르심'은 삼위일체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문으로 매듭을 지었다.

그 기도문은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의 선물'에 감사하며, '잃은 자를 찾으러, 억압받는 자를 자유하게 하러, 병든 자를 치유하러, 자기중심적인 자를 회심하도록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를 때, '세상의 생명 안에 숨을 불어넣으시고, 우리의 마음에 성령님을 부어주심을 즐거워'함이 마땅하다고 고백하였다.
선언문은 21세기의 변화된 상황에 맞추어 복음적인 신앙에 기초한 전통적인 선교이해를 잘 표현했다.

아루샤 대회는 WCC CWME가 2012년에 마닐라 선교대회를 통해서 채택하고 2013년 WCC 부산총회에서 보고한 TTL문서에 기초하고 있다. TTL문서의 제목은 '함께 생명을 향하여: 변화하는 지형 속에서 선교와 전도'이다.

TTL 문서는 성령론에 기초한 선교이해를 담고 있다. 오늘의 세계교회가 인간과 창조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생명을 살리는 선교를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교의 결과로 복음을 향한 개인의 회심과 함께 치유와 온전성을 회복하는 변혁적인 선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TTL문서의 선교 이해가 충실하게 반영되었다.

이번 아루샤 대회를 통해서 에큐메니칼 권과 복음주의권의 선교이해가 수렴되고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로잔문서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강조했다면 TTL 문서가 성령론을 강조한 점과 같은 차이점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하여 삼위일체 하나님의 통전적인 선교로 수렴하고 있다.

아루샤 대회의 성과 중의 하나는 아시아 아프리카 교회의 발전에 발맞추어 본 교단도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본 교단의 금주섭 목사가 대회의 실무 책임을 맡아서 세계교회로부터 지도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그렇고, 장신대의 박보경 교수가 세계선교학회(IAMS)의 부회장으로서 활발하게 교류하였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대회 선언문은 제자가 되라는 부르심이 "우리의 힘으로 답할 수 있는 부르심이 아니다. 그래서 이 부르심은 결국 기도하라는 부르심이 된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고백대로 본 교단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함께 응답하여 힘써 기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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