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로열패밀리

[ 목양칼럼 ]

이청근 목사
2018년 03월 20일(화) 15:38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뿌리를 찾아 정체성을 확인하고 그 품격에 맞게 살아간다. 명문 가문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하고 명문 가문을 세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필자의 목회현장인 전주는 천년의 고도이며 양반도시로 알려져 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끼리 서로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전통적인 양반도시의 분위기가 다른 대도시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갖는다. 전주는 조선왕조를 탄생시킨 전주이씨 시조 이한을 모신 조경단이 있다.

구성전으로부터 12km 멀리 떨어진 전북혁신도시에 새성전을 신축하기로 결의하고 당회 장로님들과 온 성도들이 마음과 뜻을 모아 헌신하자고 릴레이 기도를 하면서도 필자는 교회의 지도자로서 앞으로 닥쳐올 여러 가지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즈음 어르신 한분이 찾아오셔서 전주이씨 왕조 족보를 설명하시면서 "목사님께서 전주도성을 살려내고 다음세대를 키우는 새성전을 건축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며 사명이자 숙명이니 용기를 가지고 승리 하세요"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 이유에 관한 어르신의 말씀이 매우 흥미로웠다. 복음서의 시작인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만왕의 왕 메시야로 오신 예수님의 족보를 보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까지가 42대이고, 조선왕조를 세운 이씨왕조의 시조인 이한 할아버지로부터 필자까지도 42대라는 해석이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인류의 구세주가 되심같이 필자도 혁신도시에 새성전을 세워 죽어가는 많은 영혼들을 구원하는데 십자가의 희생을 각오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크게 역사하실 것이라는 공교롭게도 거부할 수 없이 딱 맞는 말씀이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계보)에 관한 여러 가지 신학적인 해석이 있지만 마태복음 1장에 나타난 족보만을 그대로 살펴보면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필자의 부친은 혈통과 체통을 생명처럼 여기는 전주 이씨들만 모여 사는 집성촌에 만일 양반마을에 조금이라도 덕이 되지 않으면 생명을 내어놓으라는 서슬 퍼런 문중의 요구에 목숨을 담보로 하여 교회를 설립하셨다. 그리고 40년 만에 복음화를 이루어 종중의 시제를 기독교 추도예배로 바꾸셨다.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설립했음에도 성경책은 물론 족보 책을 귀중하게 여기셨다.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미국에 오실 때도 성경책과 함께 그 무겁고 많은 분량의 족보 책을 꼭 챙겨서 가지고 오셨다. 천국에 가시기 직전에도 족보 책을 잘 보관하라고 당부하실 정도였다. 평소에도 늘 예수님을 믿는 것도 족보 있는 양반 예수꾼답게 살아야지 상놈 예수꾼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비웃음거리가 되는 천박한 삶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셨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늘 양반의 반열을 따라 만왕의 왕으로 오셨는데 그 증거가 바로 복음서의 시작인 마태복음서의 다윗 왕 반열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우리 역시 만왕의 왕의 혈통과 족보에 들게 된 천국의 로열 패밀리라고 가르치셨다.

마태복음 1장 예수님의 족보에는 믿음의 시조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 그리스도까지 42대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실지로 세어보면 41대인 것은 성경의 오류라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총으로 구원받은 우리들이 믿음의 시조 아브라함과 다윗 왕의 계보에 속해 있음을 입증해 보이려는 마태의 뛰어난 복음적 해석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만왕의 왕 예수 그리스도의 순수 혈통의 족보에 들어가는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은 마태복음 1장 16절과 17절 사이에 각자 자기의 이름을 기록할 수 있어 천국의 로열 패밀리로서 복음의 족보에 들어갈 수 있는 감격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라 칭하는 예수가 나시니라.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한국 땅에 사는 이방인인 죄인 나 000을 십자에서 찢기시고 거룩한 피를 쏟으심으로 낳으시니라." 이 얼마나 놀랍고 크신 은혜요 영광인가!

이청근 목사 전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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