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남녀 갈등 심화

[ 기자수첩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03월 12일(월) 14:20

미투(# MeToo)운동이 사회 내 남녀의 상호 이해를 끌어내지 못하고, 남녀 대립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자는 지난 주말 카페에서 여성 3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 미투운동을 주제로 대화하는 내용을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됐다. 최근 유명 연예인의 자살까지 이어진 미투운동이 화젯거리가 됐다. 이를 두고 한 여성이 사내에서 남자 상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에 대한 시각 차이가 그날 대화의 주제였다.

그 여성의 증언에 따르면, 남자 상사들은 여성 피해자를 가해자로 여기는 듯한 말투로 마녀사냥이 아니냐는 등의 의혹을 제시했고, 이를 들은 여성은 격분했다. 결국 그 자리에서 여성은 사내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표의 행동에도 성적불쾌감을 느낀다고 말했으며, 성폭행범은 화학적 거세 혹은 무기징역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완강한 입장을 펼쳤다.

여성 그룹은 여성에게 다음부터 그런 대화가 이어지면 '저는 이 이야기 더 이상 하기 싫어요'라고 말하기로 해결책을 제시하며 대화는 종결됐다. 이후 그들은 본 회퍼와 에큐메니칼을 이야기하더니 기도회에 간다고 한다. 크리스찬이였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랐다.

결국 사내에서 그 여성은 남성 상사들과 대화가 단절된 것이다. 최근 이어지는 미투운동으로 경각심을 느낀 남성들이 회식에서 여성을 배제시키거나 업무를 대면이 아닌 메신저로 대신하는 등의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미투운동이 대화 소재가 되면서 상반된 의견이 교환되고 시각 차이를 해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절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행동과 발언이 여성들에겐 성적 수치심으로 다가갈 수 있구나' 처럼 서로를 보다 이해할 수는 없을까.

여혐과 남혐, 꼴페미와 한남충 등 한국사회 시대상을 반영한 트렌디한 인터넷 키워드들. 이에 이어 갑과 을의 대립으로 볼 수도 있는 미투운동이 남과 여의 프레임으로 비춰지면서 더욱 남녀의 대립이 극으로 치닫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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