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년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8년 02월 27일(화) 15:08

우리는 특별히 기념해야 하는 날을 1년 단위로 지키고 있다. 작게는 개개인이 기념할 날을 정해 지키기도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날을 정해 지킨다. 특별한 경우에는 이날을 국가 공휴일로 정해 국민 모두가 기념한다. 기념일 중에는 기쁜날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기념일 중에는 기쁘거나 감사할 일에 더욱더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가적으로 의미를 두고 기념하는 날 중에는 일본의 식민지배하에서 해방된 기쁨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비롯해 3.1절, 개천절, 한글날 등도 중요한 국경일이다. 현충일은 애국선열과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추모하는 기념일로 지키고 있다. 이러한 국가의 국경일이나 기념일 중 3.1절(삼일절)이 올해로 99주년을 맞이했다.

내년이면 100주년을 맞이한다. 3.1절은 단순히 일본의 식민 체재에 저항하는 의미 이상이 있다. 구시대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민족사적 의미와 함께 우리 민족이 처한 현실을 세계 만방에 전하고,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알리는 의미도 담고 있다. 봉건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로 발돋움하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으며, 국민이 주체가 되는 시민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를 시작으로 보다 구체적인 독립운동의 시대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3.1절은 기독교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당시 전체 인구 중 기독교인구가 1.8%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3.1절 만세운동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독교인이 담당했다. 기독교의 정신이 고스란히 3.1만세운동에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 근대사적으로 보나 교회사적으로 볼 때 3.1절은 다른 기념일과는 다른 의미를 갖고, 구별된 특별한 날로 기념되어야 하지 않을까?

올해로 3.1절 99주년을 보냈다. 99라는 숫자는 100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의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정리가 필요한 숫자가 99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99주년을 보내는 올해를 우리의 과거를 정리하는 해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3.1만세운동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열린 새로운 세상에서 99년을 지내왔다. 이 99년은 말 그대로 격동의 시대였다. 일제 식민지와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 이념간의 갈등, 산업화와 민주화, 이제는 하루에도 세상이 변화하는 정보화와 제4차산업혁명 등이 지난 99년 동안 진행됐다. 이러한 99년이 정리되고 100년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100년에 대한 기념을 넘어 새롭게 출발하는 101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3.1만세운동이 구태를 벗고 새로움의 출발이었음을 또 다시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히 기독교계에서는 3.1절 100주년을 지난해에 보냈던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과 연계하고 있다. 종교개혁의 개혁정신과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3.1절과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피흘러 희생했던 믿음의 선조들의 유산인 3.1절 100주년을 앞두고 기독교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가 청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