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 성폭력 사태 대책 마련해야

[ 기자수첩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02월 09일(금) 09:12

지난 10월 미국 할리우드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SNS에서 '나도 당했다(Me Too)'는 해시태그를 달자고 제안해 시작된 성추행 성폭행 폭로 운동인 '#미투(MeToo) 운동'이 국내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직 여 검사가 이 운동에 힘입어 자신이 과거에 당한 성추행 경험을 공개한 것이다. 보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법조계의 오래된 추행들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이제 여성 남성할 것 없이 한국사회는 거대한 권력집단 앞에 선 한 여성의 용기있는 폭로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헐리우드의 미국 프로듀서 조합은 미투운동의 영향으로 반-성폭력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반-성폭력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고 공표했다.

반면 교계는 어떨까?
여성단체들은 교회 내 성폭력, 성희롱 발언 등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교단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해왔지만, 교단은 늘 묵묵부답이었다. 세상은 미투운동의 결과로 반성과 정화작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교계는 교회 내 약자인 여성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외면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더군다나 서지현 검사의 가해자로 지목된 전 검사가 모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간증을 한 내용이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반성이나 회개 없이 자신의 억울함만을 호소해 일반인들의 지탄이 한국교회로 향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집단, 남성위주의 집단으로 비쳐지는 교회가 너무 늦기 전에 교회 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성폭력 예방법 및 성폭력 사태에 대처할 기구를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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