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고발 캠페인 미투운동 확산, 교회는?

[ 교계 ]

이경남 기자 knlee@pckworld.com
2018년 02월 09일(금) 08:53

미국 여성 연예인으로부터 시작된 SNS 성폭력 피해고발 캠페인 '#미투(Me Too)'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한국사회에도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현직 검사 서지현 씨가 미투운동에 힘입어 지난 1월 29일 한 종편방송 뉴스에 출연해 과거 자신이 법무부 간부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과 가해자로부터 사과는 커녕 인사적 불이익까지 받게됐다고 밝히며 법조계의 수치스런 민낯을 드러냈다.

이에 여성들 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여 검사의 용기를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입장을 SNS에 밝히는 등 서 검사의 고백이 '한국판 미투 운동'으로 이슈화 되고 있다. 그런데, 여 검사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전 검사가 ㅇ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사실과 자신은 억울하다는 입장만 강조까지 나눈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 검사의 미투운동파장이 교계로 옮겨와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 김혜숙 사무총장은 "서 검사가 자신이 성추행 당한 이야기를 용기 있게 말해준 것에 대해 교계 여성단체들도 적극 지지한다"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불이익까지 당하는 사례가 앞으로는 없길 바란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이 선행되고 이에 대한 응당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여교역자연합회는 지난해 9월 '양성평등을 위한 길라잡이' 소책자를 출간하고 교회 내 성폭력 발생 시 피해자가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성폭력피해 신고 전화 개설 및 총회 차원의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함을 강조해왔다. 또한 교회에서 정기적인 성폭력 예방 교육이 의무화 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총무 신미숙 목사는 "여성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 운동이 더욱 확산되길 바라고 교계 여성단체는 미투운동 여성을 적극 응원한다"며, "검찰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검찰 내 성폭력 방지 예방교육 및 종합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여 "밖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았을 뿐,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이 계속 이어져 왔는데 피해자들이 당당히 이야기하고, 교회여성들이 이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절차를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곧이어 이번 서지현 검사의 미투운동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도 발표할 예정이다. 여성을 향한 성폭력 사건이 교회 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단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지난 102회 총회에서 결의한 목회자 및 교회 직원의 성적 비행 예방을 위한 의무교육 청원이 허락 돼 오는 19~20일 교회 내 성폭력 예방 지도자 과정을 개설해 노회 1인 이상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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