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점보FC 감독 한장복 목사

[ 이색목회 ] "나는 축구감독 목사입니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8년 01월 30일(화) 14:00

미래 한국축구 책임질 다음세대, 신앙으로 훈련시켜 양육하는 한장복 목사. 

고등부 선수육성반 지도, 인천 유청소년축구연맹 사무총장 재임

다음세대 신앙 연계 접촉 기대, 성령의 능력으로 사는 삶 강조

20세 축구 선교팀 계획, 축구로 복음 전할 수 있기를 기도해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지난 1월 23일. 인천시 신트리공원 축구장에서 진행된 윈터리그에 참가한 유소년 선수를 관찰하는 축구 관계자가 있다. 인천 점보FC 한장복 감독(53세)이다.

"집중하고, 땀 흘리는 축구 꿈나무들의 모습은 언제나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며, 멋쩍게 웃는 한 감독의 짧은 미소에는 축구에 대한 애정과 다음세대를 향한 사랑이 가득하다. 그런 아이들의 현란한 발재간을 보고 다양한 표정을 보인 한 감독의 모습과 열정은 강추위마저 무색하게 했다.

점보FC 대표로 고등부 선수육성반을 지도하고 있는 한장복 감독은 인천광역시 유ㆍ청소년 축구연맹 사무총장을 재임하고 있다. 학교 졸업 후 줄곧 축구 관련 단체 및 기관 등에서 활동해 온 전문 스포츠인이다. 2004년에는 대한축구협회(KFA)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최한 지도자 과정을 이수해 KFA 3급, AFC C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스포츠인으로서 성실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당당히 살아온 한 감독의 삶의 흔적이 축구장 내 곳곳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하지만 한 감독에겐 그 어떤 직책과 경력보다 소중한 직분이 있다. 당당하던 자신을 늘 작고 겸손하게 하며 매일의 삶을 채찍질하게 하는 거룩한 직분, 바로 '목사'이다. 점보FC 한장복 감독은 인천노회 포도나무교회 담임목사이다. 오직 축구만 꿈꿨던 청년이 신학의 길에 접어들면서 인생의 전부이자, 꿈이던 축구를 하나님의 선교 도구로 바꿔나갔다. 축구 감독, 한장복 목사의 이색목회 현장을 일문일답을 통해 살짝 들여다봤다.

#경력이 화려하다?
1986년 경희대 체육학과 입학, 1992년 한국체육대 사회체육대학원 졸업 후 곧장 서울장신대에 편입했다. 신학은 축구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왔다. 장신대 신대원 재학하며 전도사 신분으로 교회를 개척했고, 삶의 전부였던 축구를 하나님의 선교 도구로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교회 개척 초창기, 지역 아이들에게 선교 활동의 일환으로 축구 지도를 했다. 교회의 축구교실은 인천나이스, 송원나이스로 확장됐다. 2002년엔 전문 축구클럽 송원FC를 설립했고, 최근엔 점보FC로 변모했다. 점보FC는 각종 대회에서 우승도 차지했다. 과거 발렌시아B에서 활약 중인 이강인 선수가 5~7세 시절 2년 간 지도를 받았다. 현재 인천광역시 유ㆍ소년 축구연맹 사무총장을 재임 중에 있으며, 인천 미추홀 목회자 축구단 감독,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축구단 선수로도 활동했다.

#점보FC 어떻게 운영되나.
노회 시찰회 선ㆍ후배 목사님들을 가끔 만나면 '축구장에 안 가고 뭐 하느냐'고 웃곤 하신다. 교회 사역 외 또 다른 일에 집중한 목회자의 모습이 '여전히 어색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점보FC는 포도나무교회의 특수사역이다. 17년 동안 펼친 축구 사역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는 고등부 선수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인천제일교회 손신철 목사가 단장을 맡았다. 클럽 교실은 매일 운영됐지만 현재는 토요일과 주일 오후 야간에 진행된다. 고등부 선수는 20명이 소속돼 있다. 점보FC를 통한 수익금은 전혀 없다. 봉사 수준이다. 오히려 시간과 물질을 더한 자비량 운영이다. 밥 세 끼 먹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다.
 
#어려움은 없는가?
축구 클럽은 안정적으로 운영됐지만, 교회가 외형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목회자는 축구 후원자로 서는 게 더 바람직할 수 있지만, 지도자의 길은 쉽지 않다. 결단을 내렸다. 현장의 특수 선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축구 지도를 하다 보니 삶이 거칠어졌지만, 바른 영성을 갖춘 목회자가 되도록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
 
#점보FC와 신앙의 연계는?
신앙 없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알고, 그들과 소통하고 있는 목회자라고 자부한다. 축구인이자 목사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도록 노력한다. 또 훈련 중에도 아이들에게 존칭을 쓰려고 한다.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교회가 운영하는 클럽, 목사 감독에게 축구를 배웠다고 하면 신앙과 연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접촉점이 될 것이다. 특별히 부모님과의 관계도 원활히 하려고 노력한다. 신앙이 있는 아이들에겐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삶 △십자가 밑으로 나아가는 삶 △성령의 능력으로 사는 삶을 훈련 중에도 강조한다.
 

#행복한가?
인천노회 소속 목회자 중 제일 행복한 목회자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을 지켜보면 행복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가장 즐겁게 사용할 수 있어서 행복한 목사이다. 많은 동역자들이 재능을 찾아 행복한 목회를 하면 좋겠다. 과거 할렐루야 축구단과 한 달 동안 아프리카 선교를 다녀왔다. 주님 주신 재능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목회자, 힘들거나 배고파도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이중직에 대한 생각? 
하나님의 사역에 내가 가진 달란트를 활용할 수 있다면 이중직은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목사는 목양에만 전념하고, 부인은 기도로 후원하는 일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한국교회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주신 다양한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목회 현장이 더 많이 발굴되길 바란다.
 
#향후 비전과 계획은?
20세 축구 선교팀을 조직할 계획이다. 또 7~8세 선수육성반을 다시 한번 꾸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축구 꿈나무들을 육성하고 싶다. 남은 생애도 '축구선교'를 통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소중한 선교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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