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

[ 기자수첩 ] 감리회 사태에서 배워야 할 점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1월 30일(화) 11:28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2016년 감독회장을 선출한 선거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아 감리회는 또 한번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최근 10여 년간 감리회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감리회는 이미 지난 2008년 김국도 목사의 감독회장 후보 자격에 대한 논란 속에 양쪽으로 나뉘어 양측이 각각 다른 감독회장을 선출해 큰 물의를 빚었다. 이후에도 소송이 끈질기게 이어지다가 2012년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의 선임으로 정상화가 되나 싶더니 선거에서 후보자격 논란이 심해져 선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2013년에는 전용재 감독회장이 당선됐으나 곧 총회 특별재판위원회에 소송이 제기됐고, 감독회장 직무가 정지됐다. 9개월만에 전용재 감독회장이 사회법을 통해 복직한 이후 지난 2016년 전명구 감독회장이 당선될 때까지 안정을 찾나 했지만 이번에 선거무효 판결로 감리회는 다시 끝을 알 수 없는 격랑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교계에서는 감리회가 지난 10여 년간 엄청난 홍역을 치르면서도 체질을 개선할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번 감독 및 감독회장선거 과정에서는 판결의 원인이 된 서울남연회 선거인단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를 지적한 고소와 고발이 이미 제31회 총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제기됐으나 위원회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선거 이후에도 감리회 최고 재판부인 총회특별재판위원회에 선거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들이 제소되었지만 모두 무혐의로 처리됐다.

감리회 개혁모임인 '새물결'은 최근 성명을 내고 "(감리회가) 이렇게 된 원인은 감리회의 각 위원회가 부패한 정치꾼들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또 이들이 야합에 의해 운영되었기 때문"이라며 "결국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꾼들에 의해 감리회는 끝없는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감리회가 사회의 법정에 의하지 않고는 스스로를 정화할 수 없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교회로 전락한 이유는 이들 정치꾼들의 야합과 난동에 침묵했기 때문"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꾼들의 야합과 이를 감시해야 하는 이들의 묵인, 이러한 문제는 비단 감리회만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기본과 상식을 버리는 순간 이번 감리회 사태와 같은 사고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교계의 교단과 기관들이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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