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 전문성 떨어지고 국내외 선교도 불가능

[ 교단 ] 재정 악화되니 유지비 관리비부터 삭감, 자립대상교회 등 선교비 줄여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8년 01월 19일(금) 08:08

개교회의 재정 상황이 다양한 이유로 악화되고 이로인해 노회 상회비 감소로 이어지면서 노회 회계 및 재정부장 등 관계자들은 경상비를 가장 먼저 축소하고 선교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뿐만 아니라 예산이 3~5년간 지속적으로 삭감된 노회의 경우 전체 부서들의 예산안을 일정 비율 동일하게 감소시키거나 노회간 지원을 축소할 수밖에 없음을 토로한다.


# 경상비 먼저 축소, 선교비는 나중에
노회 회계 혹은 재정부장은 '노회 예산이 감소한다면 어느 지출 항목을 가장 먼저 줄이겠느냐'는 질문에 회의비와 강사섭외비 등을 먼저 축소할 것이며, 선교비는 줄일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목회자의 생활비가 아닌 판공비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수도권에 위치한 한 노회의 재정부장을 역임한 한 장로는 "노회 예산안이 줄어들 경우 유지비 관리비를 줄이고 인건비를 동결하며, 외부강사를 초빙하지 않는 등 내부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줄여야 한다"면서, "특히 선교사 예산은 가장 마지막에 줄이는 것이며, 우리가 밥이 아닌 빵쪼가리을 먹더라도 선교사에게 보내는 후원은 줄여선 안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 부서예산 일괄 축소
경상비를 축소하는 것만으로 재정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노회들은 각 부서별 예산을 일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선택한다.

노회 예산이 3년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노회 회계 장로는 "개교회 재정이 부족해 상회비를 인상할 수 없어 부서활동비와 지원금 등 전체 부서의 예산을 일괄적으로 10% 감축했으며, 이에 따라 선교비도 10% 줄였다"고 답했다.
또한 3년 전 노회 상회비를 30% 줄여 3년째 동결 중이라고 밝힌 회계 장로는 "1분기 예산을 줄이다보니 각 부서별 예산을 50% 줄였다"고 말했다.


# 노회간 자립대상교회 지원액 감소
노회 상회비 및 예산이 감소하는 노회 내에선 타노회의 자립대상교회를 지원하는 개교회가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사례들이 나타나 자립대상교회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4년간 노회 예산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수도권의 한 노회 회계 장로는 "타노회의 교회와 관계를 맺어 지원하던 교회들이 지원을 줄이거나 중단해 노회 동반성장위원회를 통해 타 노회로 지원하던 지원금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같은 노회 안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교회가 있는 상황이라 타노회까지 지원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원을 받던 노회들은 자립대상교회에게 전달하는 지원금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노회 내 70%의 교회가 미자립교회라고 밝힌 회계 장로는 "노회 내 대형교회와 서울 지역에서 들어오는 지원금을 더해 자립대상교회를 지원하고 있는데, 지난해부터 서울에서 보내오던 지원금이 대폭 삭감돼 이번 해부터 자립대상교회가 재정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수도권 노회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면서 노회 예산이 3년째 매년 5%씩 감소하고 있다고 밝힌 회계 장로는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노회간 자매결연을 맺어 재정난을 해결하고자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들을 모아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자구책을 연구 중이지만 뽀족한 방안이 나오지 않아 이중직에 종사하는 목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 노회는 절반이 자립대상교회이며 대형교회들이 1구좌(10만원)이상 도와주시면 감당할 수 있겠지만, 고령사회인 시골 노회이다 보니 자체적으로 미래를 위해 어떠한 행동을 취할 여력이 없다"며, "젊은층의 유입이 없고, 노인들이 돌아가시면 교인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다.

# 사역 선교 교육 감소, 교회 분란
한국교회의 재정적 위기와 관련해 최윤식 소장(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은 저서 '2020 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2'를 통해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상황에 대해 "재정적 위기로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 거짓말, 기복적인 해법, 무리한 재정 집행 등으로 교회 분란이 발생해 한국교회 이미지가 훼손되며 내부적인 사역도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교회는 인건비를 줄여 사역의 전문성이 떨어지며 국내외 선교가 불가능해지기 시작할 것이다. 중대형교회들이 국내 도서 지방이나 농촌 개척 교회를 지원할 수 없게 되고 해외 선교사들을 위한 선교 지원이 대폭 감소할 것이다"라며, "교회 내부 사역이 최소한으로 유지되고 교육부서 재정이 긴축 운영되며 다음세대와 미래를 위한 투자가 완전히 멈추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는 "많은 교인들이 떠나고 교회에 분란이 생기며 교회들이 쪼개질 것이다. 교역자의 수를 줄여야 하는 판국에 은퇴 목사의 생활비를 교회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며 일부 눈치가 빠른 목사는 퇴직금을 목돈으로 받으려 해 교회와 마찰을 빚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10년 골든타임 내에 한국교회는 위기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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