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도 교회도 팍팍한 살림…줄어드는 재정에 '대응' 시급

[ 교단 ] 전국 노회 예산 총액 2014년 이후 3년만에 약 94억 원 감소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8년 01월 17일(수) 18:19

전국 노회들의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노회들의 예산 총액이 2014년 이후 3년 만에 약 94억 원이 줄어들은 것으로 파악됐다.

2014년 전국노회의 예산 총액은 487억 2500여 만원이었으나 2017년도 예산은 393억 2700여 만원으로, 93억 9800여 만원이 줄은 결과이다. 특히 전년대비 30개에 가까운 노회가 예산액이 줄었으며 1억원 이상 줄은 노회도 3곳으로 경북지역에서는 2억원 이상 감소한 노회도 있다.

노회들은 산하 교회들이 내는 상회비로 노회 내의 어려운 교회를 돌보며, 국내외 선교에 앞장서왔다. 예산이 급격히 줄은 노회들은 효율적인 부서 운영과 경비 절감을 위해 부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에 위치한 모 교회의 경우 2015년 노회상회비가 2200만원이었는데, 2016년엔 16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교회내 분규로 교인들도 떨어져 나가고 그에 따라 재정도 감소한 것이 요인이다. 이 교회 소속 노회는 부서 통폐합, 중복 사업 축소 등 개혁적인 운영을 모색 중이다.

교회들의 집합체인 노회의 예산이 줄어가는 것은 산하의 교회들도 역시 힘들고 어렵다는 반증이다. 노회의 상회비는 지교회의 예산과 세례교인 수가 기준이 돼 책정되기 때문이다.

A교회 - 수도권 외곽에 위치한 출석교인 300여 명이 되는 교회다. 지난 2017년도 결산액이 예산에 비해 1억원 가까이 모자랐다. 그렇지만 공격적인 예산 책정으로 올해 예산을 줄이지 않고 전년과 같게 동결했다. 건강하고 역동적인 공동체를 꿈꾸며 체계적인 재정운영을 모색할 예정이다.
 
B교회 - 영남지역 광역시에 소재하고 800~900명 정도 교인이 출석하는 교회인데, 지난해 결산이 예산대비 1억원이 부족했다. 적지 않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지난 1년 동안도 힘들었지만, 올해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교회 형편에 맞춰 예산을 집행하는 데 좀더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C교회 - 서울 강북지역에 소재하고 50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지난 2017년 대비 약 2.4% 정도 줄여 책정했다. 지난 해에 비해 2000여 만원이 감소한 셈이다. 감소된 예산만큼 교회밖 지출 예산을 줄이진 않았지만 좀더 규모 있고 효율성 있는 재정운영을 위해 힘쓸 예정이다.
 
교회들도 줄어드는 예산에 대비한 대책들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을 해야 돈을 벌고 그 돈으로 헌금을 할 수 있다. 사회적 현상인 실업률의 증가는 교회 재정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실업자가 전년대비 1만 6000명이 늘어 102만 8000명이다. 4년전보다 22만 1000명이 늘었고,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실업률은 2013년 3.1%에서 2017년 3.7%로 올랐고, 이중 20~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9.9%로 최악의 기록을 보였다.

일터에서 받는 압박도 만만치 않다. 인력구조 개선으로 연초부터 사회 곳곳에서 희망퇴직 바람이다. 지난 9일 전북교육청은 명예퇴직자를 신청받고 있으며, 모집 횟수도 연 2회에서 4회로 늘렸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2800명이 일손을 놓았는데, 최근 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은행권에 이어 카드사도 희망퇴직을 모집한다. 현실은 갓 40대에 접어들어도 희망퇴직 대상이다.

교인들의 어려움은 교회로, 교회들이 겪는 재정의 어려움은 곧바로 노회들의 재정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교단의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 나가는 총회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102회기 전국 67개 노회의 총회상회비 책정액은 지난해 대비 0.63%가 줄었다. 액수로는 3000만원 정도이지만, 이 감소지표는 여러가지 상황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 인구감소 시대에 교단 교세도 하락세다. 교회, 노회, 총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를 예측하는데 관심을 집중하고, 비전과 사명을 수행하는데 멈춤이 없도록 효율적인 계획 수립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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