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 선교사 구하기 나선 동료 선교사들 '감동'

[ 선교 ] 간경화 앓는 이재근 선교사 위해 이형식 선교사 간 공여, 선교사들은 펀드 운영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1월 10일(수) 10:30
▲ 수술 전 입원 중에 임종표 선교사 등 동료 선교사들의 기도를 받고 있는 이재근 선교사.

간경화로 인해 간 이식 외에는 소생의 가능성이 없는 선교사를 위해 또 다른 선교사가 자신의 간을 공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한국의 교회들은 물론, 선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펀드레이징을 해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어 더욱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7년간 중국과 태국에서 복음을 전해온 이재근 선교사가 간경화로 지난 6월 입원을 한 후 간 이식을 받아야만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사 소견을 받자 개인적 인연이 전혀 없는 이형식 선교사(캄보디아)가 간 공여자로 자원한 것.

이 선교사는 오랜 기간 건강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었지만 선교지를 돌보느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토혈을 하는 등 더 이상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자 한국의 병원을 찾아 입원을 했다. 진단 결과 간 이식이 필요해 친동생이 간 이식을 자원했으나 간의 크기가 작아 일부만 이식이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와 또 다른 공여자가 있어야 수술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캄보디아 선교사 이형식 목사가 간이식을 자원, 비혈연 공여자인 관계로 치료 기관인 서울아산병원 복지팀과 윤리위원회,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을 받아 지난해 12월 26일 이식 수술을 마치고, 올해 1월 3일 퇴원했다.

이형식 선교사는 지난해 5~6월 태국 치앙마이 파얍대학교에서 열린 총회 파송 선교사 연장교육시 후배 선교사들을 격려하러 온 이재근 선교사를 처음 만난 후 몇 개월 후 이 선교사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라는 SNS의 글을 읽고, 선배 선교사의 생명을 살려달라고 기도하던 중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섬겨보자는 결단을 하고 자신이 간 공여자로 나서기로 했다.

▲ 수술 후 전 세계선교부장 김승학 목사(안동교회)의 병문안을 받고 있는 이형식 선교사. 이 선교사는 병세가 심각한 이재근 선교사의 치료를 위해 자신의 간을 공여했다.

이 선교사는 건강한 간을 제공하기 위해 체중 감량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체중 12kg을 감량하고 지방간을 2%대로 낮추는 등 건강관리와 함께 까다로운 비혈연 장기 공여 심사를 위해 행정적인 준비를 하기도 했다.

또한, 선교사들은 단체 SNS를 통해 기도와 격려의 인사를 남기고, 시니어 선교사인 임종표, 김남순 대표(미래희망가정경제연구소) 등의 주도로 '이재근 선교사 생명살리기 펀드'를 조직해 모금 활동 및 릴레이 기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은퇴를 앞둔 타지키스탄의 조남희 선교사 또한 간 공여를 자원했으나 상대적으로 보다 젊은 이재근 선교사의 동생과 이형식 선교사의 간이 더욱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최종 수술에는 임하지 못했다.

이 선교사는 "제가 비록 간 공여를 하게 됐지만 교단 선교사 전체가 함께 기도하고, 후원했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라며 "이재근 선교사님이 하루 속히 건강을 회복하고, 건강이 악화된 선교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고통을 받고 있는 선교사님들에게 관심과 기도를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기도했다.

현재 이재근 선교사는 수술 후 중환자병실에 있다가 현재는 무균실로 옮겨진 상태다. 이재근 선교사의 아내 조은영 선교사에 따르면 이 선교사는 현재 수술 부위에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지만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며, 의식이 간헐적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선망 증상(헛 것이 보이는 증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투여하고 있어 면회는 불가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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