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위해 예수 그리스도에 일치된 삶 살자"

[ 교계 ] '종교개혁500주년 제주콜로키움', 선언문 발표로 신선한 충격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8년 01월 01일(월) 15:57
   
 

제주도의 목회자들이 종교개혁500주년을 보내면서 성도 개인의 삶과 교회의 반성과 다짐을 담은 선언문을 선포해 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선언문은 그 내용의 진정성과 충실함으로 인해 원로 신학자인 이형기 교수 등에게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받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교개혁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스터디 모임 '종교개혁500주년 제주콜로키움(대표:서성환)'을 조직한 제주도 목회자 30여 명은 지난해 12월 12일 3년여의 모임을 마치면서 '예수 그리스도에 일치-그 빛난 삶과 세상을 향한 헌신 선언-'이라는 선언서를 발표했다.

이 선언문에서는 △복음 왜곡과 축소 △죄의 현실에 안주하고 타협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것 △시대착오적 교리지상주의 △교파분열과 난립 △저열한 교권싸움 △무례하고 정복주의적인 전도ㆍ선교 △천박한 봉사 △기복-번영신앙에 길들여짐 △흑백논리의 정죄 △독재 권력에 굴종 △민주화 운동과 평화통일운동에 무관심 등 과거와 현재의 교회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했다.

또한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개혁의 5대 정신을 계승하고 재해석하며, 온전한 개혁은 제자의 길을 사는 것임을 선언하고, 특히 직업현장에서 신 앞의 단독자이지만 함께 연대하는 사람으로서의 삶 속에서 정직과 겸손, 용기와 실천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재현할 것을 다짐했다. 

이와 함께 "한때 유용했던 낡은 신학, 갇힌 신학으로는 우리 시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 수 없다"며 "근본주의 신학과 번영신학을 비판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빙자해 신앙의 권력화를 추구하고, 교회를 기업화하고 사유화, 세습하는 행위는 죄악"임을 명백히 했다.

선언문에서는 "교회법의 항존직이 정년까지 그 직을 보장하는 제도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교회에 있어야 하는 직분을 지칭하는 용어"라고 지적하고, "교회의 모든 선출직은 임기제와 신임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교단과 연합기관이 사익을 추구하고 대변하는 압력단체가 아닌 교회의 공공성과 공적교회의 보루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비복음적인 정교분리나 유착 거부, 경제의 공적 개념과 토지의 공개념 실현, 타락한 언론의 퇴출, 자본과 권력에서 교육의 독립, 핵 없는 세상 구현, 가난한 자의 편이 될 것 등을 각오하며 종교개혁 1000년을 향해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대표 서성환 목사는 "종교개혁500주년에 모두 다 개혁에 대한 이야기는 하는데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가 선명치 않고, 지향점도 불분명해 사실 개혁을 안하는 것보다도 못하게 된 것 같다"며 "500주년 행사가 많았던 것으로 아는데 남은 것은 없고 세습 같은 부끄러운 일만 남았다. 이땅에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오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하고 싶어 이번 선언문을 작성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종교개혁500주년 제주콜로키움'은 지난 2015년 3월 종교개혁500주년을 3년여 앞두고 종교개혁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목회자들이 모인 초교파적인 모임이며, 주로 신앙과 직제, 삶과 봉사, 영성과 교육에 대한 주제로 자체 발제를 하며 스터디 모임을 가져왔다. 또한, 모임 기간 동안 총 네차례 외부 강사를 초청해 대중강연회를 열고 올해 중순에는 모임을 총결산하는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서 목사는 "시골에서 목회하는 조그만 교회의 목사들인데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지만 우리라도 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지를 것이라는 생각으로 성명을 내게 됐다"며 "주님이 열어주신 하나님 나라를 복음으로 빛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드는 것이 개혁인만큼 한국교회가 종교개혁1000년을 향해 세상을 향해 헌신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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