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 변화 따른 선교 환경 변화에 촉각

[ 선교 ] <2017결산> 에큐메니칼과 선교

김성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12월 28일(목) 16:34

#에큐메니칼-개혁의 의미 되새기고 한반도 평화 목소리 높여

올 한해 세계 에큐메니칼 기구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일들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들이 열린 한 해였다. 특히 올 한해 한반도의 위기설이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에큐메니칼 기구들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에 한 목소리를 내 왔다.

이 가운데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는 지난 5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통일을 위해 함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는 휴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전환하는 일에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탈핵화를 위해 WCC가 지속적으로 협력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8월에는 WCC가 UN의 대북제재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울라프 트베이드 총무는 대북 제재 보다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도 남북교회 대표들이 만남을 갖기도 했다. 지난 6월 27~7일 7일까지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제26차 총회를 개최된 WCRC 총회에는 남북교회 대표들이 참석해 북한에 대한 제재는 평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제재를 폐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올해는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독일개신교(EKD) 주최로 루터의 종교개혁이 발화된 곳인 비텐베르크에서 '2017 비텐베르그 종교개혁 세계박람회'가 개최돼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7월 7일부터 9월 10일까지 3개월 동안 진행된 종교개혁 세계박람회는 세계교회의 공통관심사인 7개 주제로 진행됐으며 7월 5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에큐메니칼 게스트하우스'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를 비롯한 한국교회 기관과 단체들이 참석해 한국교회의 어제와 오늘을 소개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아시아교회도 올해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는 지난 10월 11일부터 17일까지 미얀마 양곤에서 CCA 창립 60주년 기념식과 25년만에 아시아선교대회를 개최했다. 아시아지역 교회에서 600여명의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선교대회는 아시아 지역의 선교 과제인 신음하는 창조세계(생태계 위기)를 비롯해 이주하는 사람들(이민자, 이주노동자 등), 배제되고 소외된 자들, 사회 정의(불공정한 제도, 자본의 힘, 금융화), 종교적 관용(종교간 화합), 지정학적 혼란(평화, 통일) 등의 주제를 가지고 함게 토론하며 결과를 도출했다.

한해를 마감하며 미국장로교회(PCUSA) 정서기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순례단이 지난 11월 2일 한국을 방문, 미국 정부를 대신해 한국전쟁 당시 노근리 양민을 학살한 것을 공식 사과하고 미 정부에도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과거사에 대한 아픔을 풀어내는 자리를 가져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가 남았지만 그나마 올 한해를 의미있게 마감했다.

#선교 - 국제정세에 따른 선교 환경 변화에 주목

선교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국제 정세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올해 국제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은 단연,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주변국들을 긴장케 했다. 2월 7일에는 7개 무슬림 국가 비자발급을 중단한다는 발표로 이슬람국가들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더니 최근에는 각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해 이슬람은 물론 국제사회에 갈등의 불씨를 붙였다. 그의 이러한 행동이 이슬람국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의 안전과 사역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이다.

김정은 또한, 연이은 핵실험과 로케트 발사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이로 인한 한국의 사드배치, 이에 따른 중국의 반발은 중국에서 사역하는 한국 선교사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새해의 시작과 함께 연길 지역에서 사역하던 한국 파송 중국선교사 30여 명은 공안에 의해 강제 추방을 당했다. 특히 예장 통합과 합동 소속의 선교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선교사들에 대해 대규모 체포작전을 벌이듯 일제 수색 및 연행에 들어간 것은 이례적인 일로, 선교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한 조치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중국 선교를 하지 못하게 된 선교사들의 새로운 사역지를 안내하고 배치하는 일도 교단과 선교단체의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와 함께 최근 해외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선교 행위로 해당 국가로부터 추방 또는 입국 금지 등의 처분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선교사들에 대한 안전 대책 수립도 선교 정책에서 중요한 과제로 더욱 부각됐다.

1월에는 또한, 한국교회 선교의 간사단체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제27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사무총장에 조용중 목사가 선출됐으며,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기독교 박해 순위에서는 북한이 15년째 1위를 하는 불명예 기록을 수립했다.

교단 내에서는 특별한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노회-현지 선교회 자매결연 맺기' 정책을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한 한 해였으며, 속속 긍정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세계선교부는 지역을 돌며 △총회를 통한 선교사 파송 △선교사의 재정 후원시 총회의 개인 구좌를 통해 지원 △노회-현지 선교회 자매결연 정책의 완성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선교지에서 불미스러운 성추행 사건이 알려지면서 선교사 성윤리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 2월 2일 실행위원회에서 선교사 성윤리 관련교육을 시행키로 결의했다.

한편, 지난 11월 28일 열린 KWMA 제16회 한국선교지도자포럼에서는 난민사역, 디아스포라선교, 통일 및 문화 선교 전략 연구 필요성에 공감하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선교 현장에 적합한 선교 훈련 프로그램 개발, 연합선교훈련의 필요성, 선교현장 정보의 디지털화 등이 현재 선교계에 가장 필요한 과제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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