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자연재해를 극복하라 ① 재난 당한 이웃의 아픔

[ 특집 ] 교회, 이웃의 보호자ㆍ위로자 돼야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17년 12월 27일(수) 09:45

2013년에 일어난 규모 8.4의 동일본 대지진은 세계를 충격 속에 빠트렸다. 이러한 자연재난은 이제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질변동으로 발생한 지진과 그로 인한 쓰나미 현상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아갔고 지구 전체를 공포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사실 자연재해는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인간의 욕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자연재해는 교회가 먼저 예방하고 교육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할 사안이다.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지난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은 우리가 지진에 취약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 자연재해에 노출돼 있는 우리나라는 그만큼 지진이나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 포항 지진 피해액은 146억 3362만 8000원에 이르고 피해물량만 25만 810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지진 보다 규모는 낮지만 지진 진원지 깊이가 낮아 피해 규모는 훨씬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포항 지진의 원인이 지난해 발생한 경주 지진의 여파로 보고 경주 지진의 발생 원인이었던 양산단층의 지류인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일부에선 이번 포항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보는 의견도 있다. 

지진의 원인을 추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질학적인 통계로 볼 때 우리나라는 앞으로 규모 7안팎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예견될 정도로 지진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다. 물론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강한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적지만 철저히 준비하지 못할 경우 많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포항 지진 결과, 지역 교회들의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교회 건물의 노후화가 이번 지진 피해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역 교회들은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의 내구성을 일컫는 내진설계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점도 지진 피해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상하진동보다 좌우진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평진동을 견디게 건축물 내부의 가로축을 튼튼하게 만들어 건축물을 강화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내진 설계를 하지 하지 않은 교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회 건물의 외벽이 갈라지고 심지어 지붕이 무너지는 등 지역 교회 피해는 클 수밖에 없었다.

포항 지진의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교회들이 지붕 꼭대기에 높이 세우는 십자가탑도 이번 지진 피해의 한 요인이 됐다. 교회 십자가탑이 지진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본당 지붕으로 떨어져 지붕이 파손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지붕에 십자가탑을 세우고 있어 교회들은 예외없이 십자가탑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한국교회 건축의 특성상 붉은 벽돌 건물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붉은 벽돌로 건축된 교회의 외벽이 지진으로 쏟아지는 사례도 빈번했다. 심지어 외벽이 갈라져 붕괴 위험에 노출된 교회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지진 피해로 교회들이 우려하는 점은 종교시설이 피해보상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지진 피해로 재난지원금이 제공되는데 전체 주택이 파송됐을 경우 900만원을 받을 수 있고 주택의 절반 이상 파손됐거나 수리가 가능한 수준인 반파인 경우는 450만원, 지붕 파손 등 주택 일부가 망가졌을 때는 100만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지진 피해을 입은 지역 교회 목회자들은 지역 관공소로부터 이번 피해보상에서 종교시설은 제외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우려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교회 차원의 대책도 마련돼야할 시점이다.

사실 포항 지진 피해는 교회 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가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포항 한동대는 기숙사 건물 외벽이 붕괴되면서 수업 중에 있던 학생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지진으로 외벽이 뒤틀리고 붕괴조짐까지 보여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여전히 지진 피해 신고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여진이 계속돼 지진의 공포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점이다. 결국 이번 포항 지진은 지역민들의 정신적인 충격도 상당히 컸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을 바라보면서, 보다 체계적인 예방과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먼저 한국교회가 우는 자와 함께 울며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역할을 감당할 때다. 한국교회는 재난복구에 대한 예방과 재난이 발생했을 때의 행동 요령과 재난복구를 위한 대처 등에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재해 대비와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의식, 안전하게 살아갈 권리(안전권) 등에 관한 보다 체계적인 교육도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 내에 교인들이 잘 볼 수 있게 비상대피로를 마련하고 1년에 두 차례씩 실전처럼 예방 훈련도 실시돼야 한다.

지진 피해의 우려가 있다는 전제 하에 한국교회는 피해 복구를 위한 교회의 봉사활동을 비롯해 지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의료지원, 그리고 심리상담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번 포항 지진 때 발빠르게 보여줬던 것처럼 이재민 대피소 역할 등 활발한 도우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가 지역주민을 위해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점도 부각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계속 지적해 왔던 것처럼 교회 건축시 십자가를 높이 달지 않고 벽에 붙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하고 교회 건축 시 규모 8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도 마련돼야할 시점이다. 한국교회는 언제 있을지 모르는 지진에 철저한 대비를 해야할 때다. 철저한 예방과 안전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교회가 적극 나설 수 있는 준비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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