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비종교인, 교회에 무엇을 바랄까?- '투명한 재정 운영'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적은 금액도 법ㆍ절차 지켜 사용하자"

김용수 목사
2017년 12월 27일(수) 09:30

김용수 목사
크라운파이낸셜미니스트리 한국지부 이사ㆍ반석교회

한 장로님이 대화를 나누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털어놓은 이야기다. 어느 복지기관의 이사회에서 기금 마련에 관해 논의하던 중 목사님 한 분이 "내가 1억 원을 내겠다"고 선뜻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어떻게 교회 사정도 감안하지 않고 중직들과 의논도 하지 않은 채 즉석에서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의 머리에 스쳐간 사건 하나가 있다. 수년 전 한 중견 목회자가 법정에서 구속된 일이 있었는데, 이유는 교회 예산과 모금한 돈을 사용한 뒤 증빙자료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공금횡령에 준하는 죄를 범했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목회자나 선교사를 대상으로 재정관리 세미나를 진행할 때마다 강조하는 공금 사용의 3대 원칙이 있는데, '첫째는 법을 지켜라. 둘째는 절차를 지켜라. 셋째는 투명하게 관리하라'이다. 교회의 재정 지출은 세상과 교회의 법 모두를 철저히 지키면서 당회나 제직회 결의 등 규정된 절차에 따라 증빙을 갖춰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 그래야 진리의 빛을 비춰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힘있게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비 이단의 특징은 감추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교리를 감추고 조직을 감추고 신분을 감춘 채 마치 도둑질 하듯이 그렇게 몰래 자신들의 배를 채우다가 치부가 드러나면 발설한 자를 찾아가 보복하기도 한다. 왜 그런 것인가. 자신들의 주장이 진리가 아니기 때문이요, 어둠의 자식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의 빛으로 오신 주님의 몸 된 교회는 산 위에 있는 동네처럼 숨겨질 수 없다. 아니 숨길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간혹 선거 과정에 돈 봉투가 오갔다거나, 비자금을 모으고, 교인수를 계산해서 교회를 사고 팔며, 청빙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하고, 임직에 앞서 은근히 헌금을 강요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필자는 교회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온전한 믿음으로 굳건히 세워지고 동시에 하루속히 성경에 기초한 건강한 재정 운영의 원리가 널리 확산돼 더 이상 교회가 손가락질 당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주어진 사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초대교회에서 일곱 집사를 세운 이유는 사도들이 구제와 재정 업무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목회자는 오로지 기도와 말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회 일꾼들로 하여금 교회 재정을 맡아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사도 바울은 자신의 부탁으로 모금한 구제 헌금을 성도들이 직접 예루살렘 교회에 전달하도록 했는데 그가 얼마나 복음전파 사역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노심초사 했으며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려고 노력했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교회와 모든 성도들이 주어진 물질을 하나님의 뜻에 따라 관리하고 선용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의 본이 되고, 심판의 날 모든 것이 벌거벗은 것처럼 드러나는 그 때 하나님께로부터 "잘 했다" 칭찬의 말씀을 들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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