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미국 청년 세대의 비종교 실태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종교인 줄지만, 영적 갈망은 그대로"

손디모데 교수
2017년 12월 27일(수) 09:18

대부분의 사람들은 '종교와 사회는 연관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구성원들의 상호 공존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정치, 경제적 조직을 이루는 반면, '종교'는 도덕, 윤리적 그리고 개인의 영적 영역에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종교와 사회, 그리고 종교와 삶은 분리될 수 없는 필연적 관계를 가지고 있다. 종교는 사회와 국가의 중대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정치적인 이념과 철학 사상 속에도 깊이 배어있다. 마찬가지로 종교적 공동체에도 사회, 문화적 요소와 이념들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종교단체 마저도 사회와 유사한 조직적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 

미국은 종교와 정치 그리고 삶이 밀접하게 연결됐던 과거 유럽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느 한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미 1802년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 '교회와 국가의 분리(Church and State Separation)'를 선포했다. 막대한 권력을 장악했던 국교의 종교적 탄압과 영향력으로 사회 전체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종교적 토양 위에 건국된 미국도 최근 들어 주류 교단과 종교적 연관을 회피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비록 주류 교단들이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종교 인구의 감소를 이미 경험하고 있었지만, 교회에 자주 출석하진 않아도 미국인들은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갤럽(Gallup) 연구소에 의하면, 개신교, 가톨릭, 유대교 등 종교적 연관을 갖고 있는 미국인이 1975년 94%에서, 2010년 84%로 현저히 감소했다. 더욱이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로 불리는 1980년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오직 12% 청년들이 비종교인임을 자칭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26%를 넘어섰다.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청년의 비중도 보수적 경향을 가진 복음주의 신도들과 전통 흑인 교단 신도들은 거의 60%에 달하지만, 그 외 미국 주류교단 교인들은 35%만이 정기적으로 예배에 출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젊은 세대로 가면서 점점 더 비종교인의 비율은 높아진다. 미국인의 87% 부모세대들은 교단에 충성을 표현하는 반면, 76% 이상의 밀레니얼 세대 청년들은 교단에 대한 의미 있는 소속감을 더 이상 중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것은 단지 '기독교인들의 종교성이 저하된다'고 단정짓기보다 '교단적 형식에 얽매이는 전통적인 종교 생활에 대한 반감'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황의 시간들을 거치면서 결국 교회로부터 멀어지고 종교적 생활에서 이탈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오늘날 교회가 당면한 심각한 고민거리다.

교회를 멀리하며 '종교 없이도 행복한 삶을 나름대로 추구할 수 있다'고 믿는 미국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면 무엇이 오늘날 비종교적 삶의 방식을 추구하게 했을까. 여기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고려할 수 있지만 필자는 몇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제도적 교회나 형식적 예배 그리고 교리적 신앙생활에서 생의 의미를 찾지 못한 청년 세대들은 방황하고 있다. 종교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하고있다. 교회는 '어떻게 인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인도하며 현대인의 삶 속으로 다가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즉 교회는 미래의 선교를 위해 이 숙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둘째, 미국인들은 9.11 사태 이후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테러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극단적 신앙이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결합해 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에 영향을 미치면서, 종교에 대한 회의와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건전한 종교적 삶은 비종교인을 화합과 평화의 장으로 초청할 수 있지만, 부적절한 종교적 삶의 모순과 악영향은 더 많은 사람들을 비종교인으로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이 현실 종교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은 항상 간절히 영적 갈급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영생을 무시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하고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집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이런 노력이 그들의 삶의 의미에 대한 관심과 영적 갈망을 잘 드러내는 모습이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청년 세대들의 영적 갈망에 대해 교회가 계속 무관심하거나 방관한다면, 미국은 물론, 한국 교회들도 끔찍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무엇이 현대인들로 하여금 종교를 통한 내면과 사회의 개혁을 중단하고, 종교와의 절망적 격리와 이탈을 선택하게 했는지 신중히 성찰하며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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