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비종교인 증가의 '종교적 원인'

[ <연중기획>비종교인, 그 절반에 대한 관심 ] 종교인… 종교인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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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7일(수) 08:45

통계는 시대상을 드러낸다. 비종교인이 증가했다는 객관적 통계는 현재 종교가 처해있는 현실을 방증한다. 종교가 종교의 순기능을 제대로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종교 자체의 문제가 아닌 종교집단 구성원들의 문제로 봐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10대, 20대로 갈수록 종교인구 비율은 더 떨어진다. 이유로 학교에서 배우는 종교와 현실에서 보는 종교의 모습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종교가 '인간의 행위를 유도하고 생활의 의미를 부여하며 일정한 도덕 공동체로 통합시키는 성스러운 혹은 초자연적인 신념 및 행위의 체계'라고 배우지만 도덕적이지도, 성스럽지도 않은 종교인들의 행태로 인해 종교에 대한 신뢰도, 호감도는 더욱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최근 수 년간 종교계에 잇따른 사건ㆍ사고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종교적 권위의 상징인 목사, 신부, 승려 등의 탈선이어서 파장은 더욱 크다. 청소년 선교단체 대표의 청소년 성폭행 사건, 200억대 사기 목사, 이주노동자의 대부로 알려진 목사의 성추문 사건, 부자(父子) 목사의 '130억대 배임' 징역형 등 '목사' 혹은 '선교사'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의 비행으로 인해 교회 공동체는 물론 기독교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낮아졌다. 

타종교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문종교인들의 불법행위들은 별반 다르지 않다. 폭력을 주도한 승려 13명 징역형 선고, 전통사찰 사유화, 승려 억대 도박판, 만취 신부 일반인 폭행, 독방감금ㆍ비자금 조성 전 원장신부 징역형 등의 기사 제목들이 언론에 오르내린다.

대부분 사람들은 종교인에게 높은 도덕 수준, 세속화 되지 않은 청빈한 삶 등을 기대하고, 종교가 정의와 공평이 넘치는 사회로의 변혁을 이끌어 주길 소망하지만 현실은 기득권 세력에 붙어있는 사익집단으로 비춰지기 일쑤다.

통계청이 발표한 종교현황에 따르면 1995년 조사를 시작한지 20년 만에 우리나라는 종교인보다 비종교인이 많아졌다. 20년만에 비종교인이 576만명이 증가한 것이다. 한국갤럽이 발간한 '한국인의 종교(1984~2014)'에 따르면,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로는 '관심이 없어서'가 45%로 가장 높았다. 두번째로 '불신과 실망(19%)이 뒤를 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전세금을 빼서 1년간 세계여행을 떠나거나, '포켓몬GO' 게임을 즐기기 위해 무작정 속초로 향하기도 한다. '나'가 중심이 되는 요즘 사회에서 이들에게 종교에 대한 관심, 필요성이 현저히 줄고 있는 실정이다. 더이상 종교가 주는 위로나 안락함에 기대지 않는다. 

최근 미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성인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는 미국의 도덕적 가치 상태를 '보통' 또는 '열악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는 7년만의 최고치로, 미국의 도덕적 위상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미국의 도덕적 가치 상태를 회의적으로 보는 이유에 '비종교인 증가'가 포함돼 있다. 비종교인의 증가와 사회 전반의 도덕성 하락의 유관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한국 현대사의 발전 과정에서 각 종교들은 정치, 경제, 안보 등 사회 전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각종 자살률, 재해사망률, 가계부채 증가율과 임금 격차, 노인빈곤율 등이 OECD국가 중 1위 혹은 상위순위에 속한다. 절반 가까운 종교인구가 있어도 사회의 약자는 넘쳐나고 불평등과 불공정, 부조리한 체계 등 여전한 현실이 비종교인에게는 어떻게 보여질까. 특히 상당한 기독교인들이 비리와 부도덕한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세태는 전도의 문을 막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지금의 교회 위기에 대해 장신대 임성빈 총장은 "신앙인들이 신앙인답지 못함에 기인한다"고 단언한다. "신앙인의 신앙인답지 못함은 기독교적 세계관에 입각한 신앙체계와 삶에 대한 지식의 부족, 신앙공동체의 공공 영역에서의 역할 부족으로 나타났다"고 말하는 임 총장은 "이러한 제도적, 신앙적, 기능적 역할의 부족은 결국 대사회적 선교 역량의 한계를 노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속화되는 탈종교화 시대에 기독교의 개혁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주장이 교계 전반에서 일고 있다. /특별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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