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대하는 크리스찬의 자세

[ 교계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7년 12월 22일(금) 16:45

비트코인 투자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회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올해 초 100만원 남짓한 비트코인의 시세는 12월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비상식적인 수익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배경지식 없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비트코인이란 2009년에 개발된 가상 암호화폐다. 지폐나 동전 등의 화폐가 아닌 온라인 상에서만 거래되는 '인터넷 캐쉬'같은 가상화폐다. 하지만 기존 가상화폐와 달리 한 회사에서 중앙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용자들이 거래 장부를 공개하고 분산 관리해 해킹을 막을 수 있어 암호화폐로 불린다.

이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비트코인에 사람들이 '묻지마 투자'를 강행하고 있어 열풍이 쉽게 가라 앉지 않고 있다. 투자 경험이 없지만 단지 옆 사람의 추천으로 오랜 시간 노력해서 번 돈을 쏟아 붓고, 가격이 상승하길 바라는 의미의 '가즈아'를 외친다. 이들에게 비트코인은 투자이기보다 '투기'에 가깝다.

정부는 12월이 되어서야 미성년자 거래 금지하는 등 규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규제가 없는 비트코인의 가격은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다. 12월 8일 2400여 만원이었던 가격이 이틀만에 1400여 만원으로 수직 하락하면서 거래소의 서버가 다운돼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못하고 밤을 세우는 '비트코인 좀비'가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크리스찬은 어떻게 반응할까.

# 예배시간에도 시세확인

서울에서 교회를 다니는 20대 청년 강모 군과 김모 군은 지난 한 달 사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강모 군은 11월 10일 140만원을 투자했고, 210만원까지 오른 가격은 서버가 다운된 뒤 11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매각했다. 단 3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또한 30만원을 투자한 김모 군은 2주 만에 100만원을 손에 쥐었다.

두 청년 모두 주식 투자 등 투자경험은 전무하며, 비트코인에 투자하게 된 이유를 주위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모 군은 "이러한 도박성 투기보다는 열심히 일해 버는 것이 올바른 것 같다"고 말한 반면, 김모 군은 "한방을 노리려고 전재산을 거는 것이 아니라 여윳돈을 투자하는 것은 괜찮다"고 말하며 의견 차이를 보였다.

대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들에게 적은 돈은 아니었다. 이러한 이유로 두 청년은 예배 시간에 비트코인을 수시로 확인했다고 한다. 크리스찬에게 비트코인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일까?

# 크리스찬에겐 투자할 이유가 없다

기독경영연구원의 자문위원 한동규 교수(한림대)는 비트코인에 관해 "4차산업혁명과 AI 등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화폐로서 의미가 있으며, 비트코인 상품 자체는 악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제도적 안정 장치가 없기에 주식투자보다 훨씬 위험하고 불확실성이 많은 비트코인은 개인의 분산투자 대상으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주식과 석유 등은 실물 자산과 연결돼 있지만 비트코인 자체는 생산성이 없고 단지 금융적 기능만 가진 상품이기 때문에,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윈윈(win-win) 구조가 아닌 한 사람이 이득을 보면 다른 사람은 손해를 보는 제로섬(zero-sum) 구조"라며, "불법 도박은 아니지만 회색지역에 있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상황에 대해 "사회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실업률이 높을 때 비트코인처럼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 인기가 높다"고 염려하며, "기독교의 이웃사랑 자기희생 관점에서 보면 전혀 건전하지 않은 투자이고,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에겐 적합하지 않고 특히 크리스찬에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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