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동떨어진 '동반' 정책, 수술 필요

[ 교단 ] 조사 안된 23개 노회 제외하고도 1273개 교회 '자립 불가능' 보고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12월 19일(화) 13:22
   

【천안=최은숙 기자】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총회 동반성장위원회 1차3개년 교회동반성장사업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제102회기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정책협의회에서 보고된 2017년 교회동반성장사업현황에 따르면 자립대상교회 2253개교회 중 한시적 지원교회는 247개 교회에 그쳤으며 이 가운데 24개 노회 산하에는 자립가능한 교회가 없으며, 이 조차도 파악이 안된 23개 노회는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됐다. 그리고 나머지 1273개 교회는 자립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회 동반성장위원회는 교세감소, 교인 고령화, 개 교회의 재정 능력 감소 등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자립대상교회의 목회자 생활비 지원의 지속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정책 전환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에 자립대상교회를 '한시적지원교회'와 '계속지원교회'로 구분하고 교회의 특성에 따라 지원을 변경하기로 결의했었다.

즉 다양한 사업을 통해 교회 자립이 가능한 교회인 '한시적지원교회'에는 기존에 받던 생활비를 자립사업비(50%)와 생활비(50%)로 나누어 지급하는 대신 3년간 인적 물적자원을 우선 지원해 자립을 앞당기겠다는 정책이다. 자립이 어려운 '계속지원교회'는 큰 변화 없이 기존대로 생활비 100% 지원을 유지하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총회가 결의해도 시행 불가능한 여건"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려면 자립대상교회 목회자는 지원교회로부터 받는 지원금을 생활비 50%만 남기고 나머지 50%를 사업비로 노회에 반납해야 한다.

노회는 이렇게 모아진 사업비를 자립대상교회로 선정된 교회에 우선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자립대상교회 목회자가 자체적으로 생활비를 줄이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뿐 아니라 자립이 가능한 교회로 선정됐을지라도 노회에서 순차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차례가 될 때까지는 생활비 50%만 삭감한 채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자립대상교회의 한 목회자는 "대부분 농촌교회는 심각한 고령화로 80~90세 노인들 10여 명이 함께 예배드리는 상황에서 교회가 어떤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하며, "정책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회의 총회 정책에 대한 이해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노회의 경우는 자립대상교회 전체가 한시적지원교회로 보고됐다. 총회 정책에 의하면 한시적지원교회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자립계획서를 제출하고 노회가 이를 바탕으로 공정한 심사를 거쳐 지원할 교회를 선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 노회의 경우는 노회가 규정상 개척한지 3년이 지나면 자립 유무를 떠나 생활비 지원을 강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이는 총회 정책에 의한 '한시적지원교회'와는 의미가 다른 경우다.

총회 농어촌선교부 백명기 총무는 "총회 정책에 대한 시행도가 낮은 것은 사업에 대한 이해가 낮거나 준비가 미흡했기 때문"이라면서 "부족한 부분은 이번 회기에 연구위원을 조직하고 2차3개년사업정책을 마련하면서 수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는 신동설 목사(총회 동반성장위원회 서기)의 인도로 김학란 장로(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회계)의 기도, 총회장 최기학 목사의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제하의 설교 및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최기학 목사는 "한국교회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서있다"면서 "생활비 지원만으로 동반성장위원회의 역할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농어촌교회들이 마을 속으로 깊이 들어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줄 것"을 강조했다.

이현범 장로는 인사의 말을 전하며 "동반성장위원회는 교회의 상생과 협력을 위한 곳"이라면서 "2017년도 지원금이 7억 8000여 만원이 줄었고 이로 인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교회들도 늘어났다. 어려울 때 일수록 더 많이 도울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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