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생계걱정' … 막막한 목회

[ 교단 ]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생활비 지원, 지속적인 감소 현상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7년 12월 19일(화) 13:16
   

최근 교회마다 교세감소 헌금축소 등으로 인해 자체 예산이 줄어들면서 자립대상교회 생활비 후원금도 덩달아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교회동반성장사업현황에 따르면 지원금 합계가 160억 4720만원으로 지난해 169억 2036만원에 비해 8억 7280만원 감소했으며, 이 중에서 타노회에서 지원받는 금액이 24억 3528만원으로 지난해 28억 872만원에 비해 3억 7344만원 줄어들었다.<표 참조>

이처럼 자립대상교회 생활비 후원금액이 줄어들면서 충북노회의 경우, 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에 20구좌 후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충북노회는 기존에 후원하는 노회와 교회가 생활비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당장 50구좌의 잔고가 비게 된다. 이에 총회에 후원노회 및 교회를 연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충북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서기 최철용 목사(학산교회)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목회자들의 사역에 대한 의욕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궁여지책으로 노회에서 도시교회의 후원 요청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 노회와 교회 분쟁으로 인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노회도 있다. 경안노회는 서울강남노회 서울교회에서 지원 해주던 교역자 생활비 500여 만원이 지난 1월부터 중단돼 노회에서 은행 대출을 받아 생활비를 대납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교회 외에도 지원을 해오던 지원 노회 교회들로부터 2018년부터 지원금을 점차적으로 감액한다는 통보를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역시 총회에 후원노회와 교회의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강원노회 또한 서울강남노회 서울교회로부터 55구좌 전액을 지원받던 중에 서울교회가 내부 사정으로 지난해부터 지원을 중단한 상황이다. 그동안 노회 운영비로 대체하며 근근히 생활비 지원을 유지했지만 2018년부터는 예산이 '바닥나' 해결책이 시급하다.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신현준 목사(태봉교회)는 "총회에 방안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자체적으로 생활비 지원을 50% 삭감하기로 했다"면서 "지원하는 노회도 지원받는 노회도 어려운 형편인 것을 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겪는 고초들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서울동노회에서 지원을 받았던 여수노회의 경우, 지원 노회로부터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여수노회도 현재까지 노회 운영비로 일부 지원금을 충당했지만 2018년도 계획은 아직 미지수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원하는 노회들도 보다 실질적으로 자립지원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등포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서기 최호득 목사(갈릴리교회)는 "무조건적인 생활비 지원만으로 교회자립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 "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정책에 따라 자립가능한 교회에 우선지원하는 방식으로 후원을 하려고 한다"고 밝혀 지원하는 교회와 받는 교회간에 온도 차이가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최 목사는 "우리 교단이 교회 자립도가 낮은 수준이다. 목회자들에게 '드림머니(씨드머니)'를 제공해 자립에 대한 꿈을 키우는 것이 먼저"라면서 이를 위해 올해 말에 자립이 가능한 교회를 선정해 60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노회의 자립대상교회 지원 정책을 설명했다.

서울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서기 류인원 목사(정배교회)는 "지원하는 노회와 우리 노회의 산하 교회들을 1대1로 결연을 맺어준다. 지원하던 교회가 자립이 되면서 지원을 멈추는 경우도 있고, 목회자가 은퇴하거나 교회 분쟁이 있어 지원이 멈추기도 하면서 약간의 움직임이 있다"며, "지원 금액이 일시적으로 줄어들기도 하지만 서울노회는 지속적으로 1대1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북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서기 우병우 목사(상은교회)도 "전체적으로 헌금이 늘지 않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기면서 자동적으로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예산상 전체 지원이 10%씩 줄어든 이유도 있고 후원노회에 자립교회가 생겨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역시 지속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교회와 노회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총회 동반성장위원회는 이처럼 지원하는 노회와 교회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차3개년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 지방노회의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목회자는 "지원하는 노회들도 지속적으로 지원을 한다는 것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붙기'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총회가 사업계획을 세우고, 자립대상교회로 선정된 교회를 우선 지원하겠다는 정책이 시골교회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지역과 교회, 목회자가 컨설팅을 받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사업계획서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는 노회도 교회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농촌목회자들은 "대형교회도 큰 비용을 들여서 컨설팅하기가 쉽지 않는데 농촌의 작은 자립대상교회가 가능하겠냐"면서 "금액을 노회가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데 노회도 그 정도의 여력이 없다. 의도는 좋을지 모르지만 탁상공론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원받는 노회도 자체적으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순천남노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홍성호 목사(순천제일교회)도 "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 정책이 선두적이긴 하지만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사실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우리 노회도 주어진 범위 내에서 여러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서노회의 경우는 도시지역에 개척한지 7년 이상이 된 교회들에는 생활비 지원을 중단하는 등의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총회 농어촌선교부 총무 백명기 목사는 "교회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서 도시교회나 농촌교회가 다 함께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총회 교회동반성장위원회는 향후 생활비 지원만으로 교회자립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해 자비량 목회를 포함해서 생활 대책을 스스로 강구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총무는 또 "총회 정책적으로 자립목회 계획서를 강조해서 목회자 스스로 자립목회에 대한 의지를 높이고 실현가능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요청하며 우선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원하는 노회, 지원받는 노회가 대면적인 관계를 넘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상생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립계획서를 통해 지원은 물론 기도제목과 교회의 필요성을 함께 나누며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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