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7년 12월 13일(수) 10:18

성탄절을 앞두고 '기다림'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로마의 지배하에 있었던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고통으로부터 구원해 줄 메시아를 기다렸다. 식민지의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때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으나, 그들은 하나님 즉 예수를 알아 보지 못하고 십자가에 못을 박아 죽게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은 메시아가 오기를 기다렸다.

기다림은 미래에 이루어 질 것을 소망하는 바램이다. 당장에 이루어 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루어 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리지는 않는다. 이루어 질 것이라는 확신 속에서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였다. 루터가 비텐베르크 대학교 문에 95개의 논제를 게시하면서 시작된 종교개혁은 성경으로부터 크게 벗어난 교회를 바르게 세우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많은 개혁자들이 자신들의 방법으로 개혁의 깃발을 들었다. 이 종교개혁의 기다림은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는 교회를 보는 것이다. 사람 중심의 교회가 아닌 하나님이 중심, 예수님이 머리가 되는 교회가 세워지는 것을 보는 것이 그들이 간절히 소망했던 기다림이었다.

이러한 정신을 받아 500년이 지난 오늘, 전 세계교회가 개혁 정신을 잇고자 하는 생각해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했다. 한국교회도 같은 생각이다. 2, 3년전부터 종교개혁의 정신을 특별히 강조하며 2017년을 준비해 왔다.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렸던 2017년의 끝자락에서서 지난 한해, 아니 종교개혁을 준비해온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게 된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시콜콜한 개교회의 일상부터 노회와 총회,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를 볼 때 특별히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더 나빠졌다는 것이 바른 평가일 것이다. 사안에 따라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까지 일어났다.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구호가 무색할 정도이다.

개혁은 끝이 없다. 즉 계속되어야 한다. 달력의 마지막장을 떼낸다고 2017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1월이라는 달력이 기다리고 있기 마련이다. 이렇듯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가 지나갔다고 해서 종교개혁의 정신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개혁은 계속되어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를 보내면서 여전히 한국교회가 개혁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 앞에서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모습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감나무 아래에서 입만 벌리고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개혁의 주체가 되어서 개혁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참 기다림은 행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동방박사들은 별을 따라 물건너 산넘어 험난한 길을 왔기에 아기 예수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았는가.

개혁의 주체가 되어 한국교회가 개혁되기를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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