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과 공유 통해 총체적인 선교 역량 강화시켜야"

[ 교계 ] 한국선교신학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앙, 신학 그리고 선교학' 주제로 학술대회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12월 04일(월) 19:13

사물에 지능이 달리는 시대에 진입했다. 차가 알아서 목적지까지 자율주행 하고, 인공지능이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며, 사물과 사물끼리 신호를 주고받는다. 4차 산업혁명이 여는 새로운 시대에 선교 패러다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이에 대한 고민이 지난 2일 연세대 원두우신학관에서 열린 한국선교신학회(회장:김상근) 정기학술대회에서 다뤄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앙, 신학 그리고 선교학'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손정아 연구원(IGM 세계경영연구원), 이선영 교수(구미대), 정기묵 교수(장신대)가 발제자로 참여해 도래하는 포스트 휴먼사회 시대에 인간이 직면하게 된 질문들에 대해 상고하고, 대변혁의 물결 속에서 선교 패러다임 변화, 21세기가 요구하는 선교사 역량 등을 고찰했다.

이선영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 선교패러다임과 교육공학적 대응'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하나님은 '팍스 로마나'의 개방적인 문화, 대규모의 이동, 광대한 도로망, 공용어를 초기 기독교 선교의 문화적 도구로 사용하셨고, 중세기에는 대형선박과 항해술, 인쇄술을 사용하셨다"고 말하며, "근대와 현대사회를 주도했던 3차례의 산업혁명도 선교의 방법과 패러다임을 바꿔왔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요소들도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선교 도구임을 인식하고 세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면서 초연결ㆍ초지능 사회를 견인할 선교 패러다임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혁명적인 교육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산업혁명이 그랬듯이 4차 산업혁명이 세계 복음화의 훌륭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래 한국교회의 사역과 선교를 위해 선교 전략 과목 다양화로 전방위 선교 사역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 선교교육 개편이 시급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선교사 지망생만을 위한 과목으로서의 '선교학'이 아닌 시대적 상황에 맞춰 다양한 과정으로 변환시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큰 특징 중 하나를 '장벽'이 낮아진 것으로 지리적, 시간적, 언어적, 문화적 장벽 모두가 낮아진 시대에 소수의 헌신된 사람에 의한 선교시대에서 다수가 함께 참여하는 시대로 변화됐다"며,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 즉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인들이 세계 선교의 현장에서 각자의 몫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전 세계 인구 75억 명이 사용하는 약 78억 개의 핸드폰 중 약 30억 개가 스마트 폰인데 몇 년후에는 전 인류가 스마트 폰을 갖게 되어 이론상 인터넷으로 24시간 연결된 상태가 된다"며, "이는 곧 자신의 삶의 장소를 떠나지 않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상태, 언제나 어디서나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상태가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았다.

현 시대는 디지털을 매개로 한 세계가 연결돼 있으며 경제도 국경을 넘어 단일시장화 되었다. 이 교수는 "이에 발맞춰 인터넷과 미디어, 비즈니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가정, 사회 등 각 삶의 영역 속에 다양하게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일반 사회의 대부분의 기업들도 개방혁신을 통해 경쟁자와도 협력하면서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개방과 공유를 통해 공동의 미션을 확인하고 각 부문별 특성과 장점을 강화하여 총체적인 선교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역량기반 및 경험기반 교육시스템 구축 △물리적인 공간의 학교 환경을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 △평생교육 과정까지 포괄할 수 있는 유연한 학사제도의 도입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학습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사회적 플랫폼 구축 등 학교 제도 및 교육환경 측면의 개선안을 제안하면서, "낙후된 교육 시스템에 대한 과감한 개혁의 핵심은 대학의 변화"라면서, "학교와 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서 혁신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서 발제한 정기묵 교수는 "사람이 기술에 적응하기 전에 새로운 기술이 덮쳐오는 시대가 됐다"며, "이러한 시대에 세상과 차별된 거룩함과 하나님과의 소통이 끊어지지 않아야 하며, 오늘의 사회적 현상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이전의 사회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사회성과 문화를 요구한다"고 말하는 정 교수는 "시대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선교도 이뤄질 수 없다"며, 선교의 첫 단계를 '그리스도인답게 살기'를 꼽았다. 인간의 말로 하나님을 설명할 때는 그 하나님을 전하는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정직과 신뢰의 회복이 먼저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문화의 중심은 '젊은 세대'이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교지도자는 오늘의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 즉 디지털 네이티브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며, 이러한 젊은 기독교인 세대가 이 시대의 공적 감시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경의 진리를 기준을 기술을 잘 살펴보고, 기술이 도리어 인간의 삶과 정신을 해치지 않도록 하나님의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도록 지켜보면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 교수는 교회의 홈페이지도 선교적 교회의 관점에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회의 본질적 사역도 중요하지만 이를 잘 알리는 것도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기존 교인들에게 교회의 정보를 제공하고 신앙성숙을 위한 필요를 감당하는 것 외에도 비기독교인들이 교회 홈페이지를 방문했을 때 자연스럽게 교회와 복음에 관심을 갖고 교회를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적 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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