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시대 변화 읽고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는 교육하라

[ 다음세대 ] 기독교교육학회 학술대회, 현 한국교회 향해 교육 개혁과 변혁의 화두 던져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11월 23일(목) 11:18

개혁교회 전통 이어갈 핵심 통로는 결국 '교육개혁'
 

▲ 고신대 임창호 교수의 사회로 열린 주제발표 시간. 이날 박헌욱 교수(일본 동경신학대)는 '복음에 의한 변혁과 형성-아동과 어른의 신앙', 김중락 교수(경북대)는 '종교개혁과 교육-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양금희 교수(장신대)는 '종교개혁을 통해 본 기독교교육의 개혁적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교육개혁을 필연적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었던 종교개혁.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기독교교육학회가 지난 18일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종교개혁자들이 남긴 유산을 살펴보며, 현 한국교회를 향한 교육 개혁의 화두를 던졌다. 교회와 가정, 학교를 연계하는 통전적인 교육을 회복하고, 공공의 영역에서도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혁과 변혁'을 주제로 열린 이날 학술대회는 3인의 주제발제와 10개 분과에서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는데, 이날 '종교개혁의 핵심담론을 통해서 본 오늘의 교육개혁'을 주제로 발표한 양금희 교수(장신대)는 "교육개혁이야말로 종교개혁이 실제적으로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는 통전적 개혁의 결정적 통로였다"면서, "한국교회가 '항상 개혁하는 교회'로서의 개혁교회의 전통을 이 사회 속에서 이어갈 수 있는 핵심적 통로는 결국 교육의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개혁가들은 단순히 공교육 개념만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학교를 세우고, 운영하는데 깊숙히 관여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학교교육이나 운영의 규정들, 오늘날로 말하자면 교육법을 직접 제정하기도 했다"고 말하며, "루터는 시단위 학교 설립 운동을 펼침과 동시에 학교 교과내용을 성경과 교리문답으로 제시했으며, 칼빈은 인문계 중고등학교라 할 수 있는 '김나지움'과 초등학교 개혁에 참여했고, 멜랑히톤의 경우 루터와 함께 학교교육과 운영의 지침,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알렸다.

개혁가들이 학교교육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종교개혁이 교회에서만 머물렀던 개혁이 아니라 '영적나라'와 '세상나라' 모두를 개혁하는 운동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개혁가들은 '학교'야 말로 이 두 나라를 아우르는 교육기관으로 이해했기에 기독교교육이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만 이뤄지는 교육이 아닌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를 이루는 모든 교육을 아우르는 교육이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교회와 가정, 학교 연계하는 통전적 교육 회복 필요
 

▲ 주제 발제를 하고 있는 장신대 양금희 교수.

또한 양 교수는 오늘날 신앙과 삶의 분리, 말과 행동의 분리, 교회와 세상의 분리, 교회와 가정과 학교의 분리, 교회와 지역사회의 분리, 목회와 교육의 분리 등 '분리현상'이야말로 한국교회와 기독교교육을 침체와 위기에 빠뜨리는 심각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나타나는 교회와 가정의 분리 및 학교의 분리, 그리고 목회와 교육의 분리 현상은 각 영역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이뤄져야할 통전적이고 전인적인 신앙교육을 제한함으로써 결국 신앙과 삶의 분리현상을 가져왔고, 교회와 세상의 분리 현상은 신앙을 교회에 국한하고 일상 속에서 삶으로 나타내도록 능력을 부여하는 '일'에는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당시 종교개혁의 교육은 세상을 위한 교육이었고,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구현하는 교육이었지 세상과 구별되어 교회라는 게토를 형성하는 교육이 아니었다. 교회가 중요한 교육의 구심점이 됐지만, 교회를 넘어 세상을 향하는 교육이었다고 양 교수는 설명했다.


공공의 영역에서도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교육 절실

이와함께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은 주요인을 교육에서 찾았다. 교회에 충성하는 평신도로 훈련하는 데만 열심을 내고 신앙을 세상 속에서 삶으로 구체화하도록 능력을 부여하는 일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양 교수는 "'공공성'이야말로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개혁정신이요, 교육개혁의 과제"라면서, "교회에 충성 봉사하는 일꾼 키우기를 목적으로 하는 평신도양육 패러다임이 평신도를 세상 가운데로 파송하는 평신도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공공의 영역에서도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교육과 세상을 염려하고 변화시키는 공공성의 교육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개혁교회의 정신을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계승하고 구체화하는 길로 양 교수는 '시대에 맞는 대안적 은유'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학교중심의 학교식 교육을 넘어서서, 무너지는 기독교 가정을 세우고,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바로 세워 전체적인 기독교교육 생태계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

"많은 기독교교육학자들이 학교식 교육 보다는 '신앙의 공동체'를, 교회학교 보다는 '교육목회'를 말해왔지만, 아직도 대부분 한국교회에서는 '교육은 교회학교'라고 하는 이미지가 절대적"이라고 말하는 양 교수는 "'학교'의 은유는 18세기 말에 시작되어 미국과 한국을 지배해온 기독교교육의 핵심 은유이고, 이 은유로 인해 한국교회의 교육이 활성화 된 것도 사실이지만, 교회의 교육을 어린이와 청소년에만 국한하여 보도록 하고 또 신앙공동체와 분리된 지식중심의 교육의 형태를 띰으로써 신앙과 삶의 분리를 가져오는 통로가 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 시대의 요청에 응답하여 대안적 교육개념을 제시한 종교개혁처럼 오늘의 기독교교육도 시대와 소통하고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새로운 기독교교육의 은유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학술대회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인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학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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