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3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7년 11월 14일(화) 13:50

목사가 장로의 입장에서, 또 장로가 목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어떤 결과가 있을까? 역할을 바꿔서 상대방을 대할 때(결국 자신에게 말하는 꼴), '내가 이렇게 행동을 해야 겠구나'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서울서남노회 훈련원이 가졌던 '목사-장로, 통하다'는 자신의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 장로의 입장에서 목사에게 요구하는 목사의 생각을 보면, 목사는 장로에 대해 동역자로 인정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함을 인정했다. 이같은 제안에서 목사는 상대인 장로의 입장을 생각하기 보다 밀어붙이기식의 행동이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한편, 이로 인해 장로가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목사는 교회 목회에 충실하고,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장로(교인)를 섬기는 자세를 가질 때 교회가 편안함을 이해하고 있으며, 목사가 스스로 말씀대로 살아가는 삶의 실천이 필요하는데에 동의하고 있다. 장로를 하대하거나 교인들을 차별하는 행위, 목회보다는 다른데(운동, 정치)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장로들 또한 목사의 목회 방침에 따르지 않는 것은 잘못된 행동임을 인정하고, 파당을 짖는 등 목회에 방해가 되는 행위, 본질을 벗어나 지엽적으로 행동하는 것 등이 목회를 어렵게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장로로서 목회를 돕는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여기에 장로가 신앙 생활에 모범을 보이고 솔선수범하는 것이 목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인정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면 결국 잘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깨닫기 마련이다. 목사ㆍ장로가 각각 역지사지로 생각해 볼 때 목사는 목사로서 무엇이 잘 못된 행동인지, 또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지에 대해 충분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장로 또한 자신의 신분에서 해야할 역할이 무엇인지 쉽게 찾게된다.

필요하다면 같은 내용으로 교회 내에서 목사와 장로, 또 당회원과 교인들, 시니어 그룹과 주니어 그룹, 남자와 여자 등이 각각의 역할을 바꿔서 생각해 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볼만 하다. 그리고 결과를 함께 공유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서남노회는 각각 적어 놓은 내용을 행사가 끝날 때까지 게시했다. 참석자 중에는 이를 꼼꼼히 읽기도 하고, 사진으로 찍어 저장을 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얼굴 표정이 심각해 지기도 했다.

한국교회의 개혁 과제로 꼽히는 내용 중에 목사ㆍ장로의 갈등이 있다. 구조적인 문제로만 보고 넘길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문제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당연히 해결점도 스스로 찾는다. 결과적으로 목사든 장로든 문제를 다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나만 아니면 되지', '나는 아닌데'라는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 때문이 아닐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대를 이해해 보자. 그리고 이해가 되었다면 실천해 보자. 문제와 해결점은 누구보다 나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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