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11월 14일(화) 13:48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네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 전기 모터 구동,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커넥티드카, 소유 대신 공유하는 카셰어링 등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판도와 함께 인류의 생활패턴도 함께 바뀔 것이 분명하다.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구글이 설립한 자회사 웨이모는 지난 10월 30일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완전자율주행차를 시범 주행했다. 시범 주행은 실제 도시처럼 만든 거리에서 10여 분간 이루어졌다. 시범 주행은 1903년 12월 17일에 라이트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것과 비교할 수 있다. 웨이모는 혼다와 손을 잡고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부터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M, 엔비디아 등도 2020년 자율주행차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드라이브 PX 페가수스'를 개발해서 차량용 인공지능(AI)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벤츠, 아우디, 도요타, 포드 등과 협력해서 2020년에 자율주행 택시를 운행할 예정이다. BMW는 인텔, 모빌아이 등과 함께 2021년에 자율주행차 ‘아이넥스트’를 내놓을 예정이다. 변화는 코앞에 다가왔다.
전기차 개발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포드는 '팀 에디슨'이라는 전기차 개발팀을 출범시켰다. 포드는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개발에 2022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기간에 내연기관차에 배정한 연구비는 5억 달러에 불과하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신차 판매의 3분의 1을 전기차로 충당할 계획이다. 폴크스바겐은 2025년까지 80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고, BMW도 2025년까지 25개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 9월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전기차 콘셉트카 'EQ'를 선보였다. 자동차 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시대가 끝나고 있다.

교회도 이에 못지않은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한 것이다. 일례로 은준관 박사는 미국교회가 내부문제를 놓고 씨름하다가 시대 흐름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목회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부의 도전에 제때에 응전하지 못한 것이다. 세계화 추세, 신기술의 등장, 젊은 세대의 문화혁명 등의 사회변화에 대응할 시기를 놓쳐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하고, 개혁을 통한 패러다임 전환이 살 길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교회도 역시 외부의 변화에 직면해 있다. 저출산, 고령화, 다문화화, 세속화의 추세는 심각한 도전이다. 2010년 이래로 한국교회 전반이 교세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특정 교단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변화에서 교회성장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읽어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회를 개척해야 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도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시대정신은 성장이 아니라 '개혁'임이 분명하다. 성장주의를 버려야 새롭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너희는 어찌하여 서로 바라보고만 있느냐"(창42:1)는 야곱의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미 7년의 풍년이 끝나고 흉년이 시작된 것이다. 흉년에 대비한 이집트로 아들의 등을 떠미는 야곱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형제교단인 기독교대한감리회의 중앙연회는 최근 '교회학교 살리기 운동본부'를 설치했다. 감리교의 아동숫자가 36만 9613명(2006)에서 19만 2223명(2017)으로 48%나 감소한 위기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총회가 제102회기 주제사업으로 추진하는 마을목회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응전이다. 마을목회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추진한 정책사업인 '생명살리기운동 10년'과 2012년 이후의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 10년'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총회는 이러한 연장선에서 특별위원회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 10년위원회'의 명칭을 '마을목회위원회(치유와화해의생명공동체운동10년)'로 변경했다.
70년대와 80년대의 성장을 통해서 대형교회가 등장하고 기독교계 NGO 학교 병원 기독언론 교계출판사 등이 크게 성장했다. 한국교회와 한민족에게 주신 하나님의 귀한 선물이다.

이제는 요셉이 바로의 곳간을 열어서 굶주리는 이들을 구한 모범에서 배워야 한다. 곳간을 풀어서 작은 교회를 살리고 마을을 살려야 한다. 영혼을 움직이는 복음의 능력을 마을에서 구현해야 한다. 개혁 대상의 자리에서 내려와서 영혼에 감동을 주는 길로 나서야 한다. 지금은 힘써서 낡은 패러다임을 버려야 할 때이다.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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