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체질 바꾸기

[ 개혁 ]

나요한 목사
2017년 11월 09일(목) 15:03

필자는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자신의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살아가게 하는 공동체 '사하라(사랑하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를 운영하고 있다. 며칠 전 교도소에서 한 통의 편지가 왔다. 그 내용을 보니 재소자는 30대 중반의 청년이고 10년의 복역을 마치고 출소를 앞둔 상황이라 소개했다. 그리고 10년 동안 단절되었던 사회에 나가기 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 중에 책을 읽었는데 그것이 필자와 사하라 공동대표로 있는 임영복 목사의 책이었다.

출소하면 사하라에 참여해서 하나님이 다시 주신 삶을 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편지를 쓴 것이다. 그 순간 감사하기도 하면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그에게 특별한 경험이 있는 만큼 기존의 방식이 아닌 이 한 명을 위한 과정을 만들어 돕기로 했다.
 
개혁은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 있었던 패러다임을 새 판으로 짜야 한다. 그 핵심은 공급자 중심인 우리의 사역, 사업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교회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와 사역이 너무 익숙하다. '우리가 이렇게 준비했으니 참여하라'라는 식의 사역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지역사회를 섬긴다는 사역(특별히 문화사역)도 가만히 보면 공급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진행한다. 수요자인 성도가 어떤 사역과 교육을 원하는지 정기적인 수요조사와 시스템이 있는 교회가 얼마나 될까. 지역사회와 소통한다는 명분만으로 공간과 인프라가 있으니 카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 재정을 사용하는 교회, 그것을 바탕으로 구조를 만들어 끊임없이 지역과 소통하는 교회는 얼마나 될까. 만약에 사업체라면 어떻게 할까? 결과는 자명하다. 당연히 대중, 수요자의 니즈(needs)가 우선순위이다.

예수님은 찾아가셨고, 들어주셨고 그들에 맞게 행동하셨다. 개혁이 이상이 아닌 현실로 드러나기를 바라는 지금, 예수님의 그 마음과 삶이 우리에게 덧입혀져야 한다.

나요한 목사 / 사하라 공동대표, 주안장로교회 교육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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