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엔 현재 교회들 향한 통찰 담겨 있다

[ 교단 ] 장신대, '장신신학, 한국교회에 말 걸다' 학술대회 개최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7년 10월 31일(화) 14:42
▲ 연희전문 시절, 윤동주의 졸업사진.

윤동주의 시(詩)에서 창조론, 신론, 기독론, 성령론 등을 찾는 연구가 시도됐다. 윤동주가 살았던 역사적, 시대적, 실존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그가 남긴 시에서 드러나는 신학을 분석해 그의 신학세계를 살피고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제시하는 함의를 이끌어낸 것.

지난 25일 '장신신학, 한국교회에 말 걸다!'를 주제로 열린 학술발표에서 장신대 백충현 교수는 "윤동주의 시에서 드러나는 신학세계는 오늘날 각종 분열과 부패와 타락으로 추락하는 한국교회에 많은 통찰들을 제시하여 준다"면서, 그의 시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통찰은 바로 '영원하신 하나님의 슬픔'이라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하나님은 현실 세계에서의 슬픔에 대해 전혀 무감각하거나 냉담한 분이 아니라 오히려 함께 아파하시고 함께 슬퍼하시는 분"이라면서, "이 땅에서의 슬픔을 하나님의 슬픔에로 연결시키고 있는 윤동주의 시는 현대 신학계에서의 깊은 통찰을 노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백 교수는 "하나님을 믿고 고백하고 따르는 한국교회는 스스로를 돌아보아 부끄러움과 괴로움을 느끼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도록 살며, 별을 노래하고 죽어가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나서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전하고, "한국교회에 주어진 길은 십자가의 길이라며,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목을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는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윤동주, 한국교회에 말걸다'를 주제로 '세계가 말을 걸어올 때', '윤동주의 기독교사상의 발전속에 나타난 신앙정체성적 관점과 오늘날 기독교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왜 도시샤대학에 윤동주 시비가 있는가' 등 윤동주의 삶과 시를 신학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 1995년 일본 도시샤대학에 건립된 윤동주 시비.

그 어느 누구에게도 비석을 허락한 적이 없는 기독교 정신이 투철한 일본 도시샤대학에 윤동주 시비가 건립된 것에 대해 이원종 교수는 "1995년 2월 16일 도시샤와 코리아 클럽의 공동 주최로 열린 시비의 제막은 한반도 안의 남과 북, 코리아와 일본이 겪어 온 갈등과 비극의 역사를 바로 인식하고 앞으로는 화해와 평화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의 증거"라면서, "이는 윤동주가 살아 있을 때 보았던 꿈, 그가 노래한 이상이 역사를 가로질러 시인의 시비 위에 구체적으로 자리 잡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틀간 열린 학술대회는 '과학과 신학의 대화', '미래 목회/청년목회(청년신학)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강의가 진행됐다.

▲ 윤동주가 옥사한 후쿠오카 형무소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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