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1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17년 10월 18일(수) 08:52

한자성어에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있다.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된 한자성어이다. "나에게 이롭게 한다"는 내용의 사자성어 '아전인수(我田引水)'와는 대립된 의미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본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내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생각이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서남노회 훈련원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목사와 장로가 함께 모인 세미나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사로 참석한 이의용 장로가 '목사-장로, 통(通)하다'를 제목으로 한 강연에서 목사는 장로의 위치에서 또 장로는 목사의 위치에서 생각해 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목사는 "나는 장로다", 장로는 "나는 목사다"라고 크게 외치는 것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목사는 장로(장로는 목사)가 되어서 '장로는 목사가 이럴 때 힘이 난다', '장로는 목사가 이럴 때 힘이 든다', '목사님, 이렇게 해주셨으며 …' 등을 기록하도록 했다. 목사는 목사 대로, 장로는 장로 대로 4, 5명씩 그룹을 지어 토론하며 진행됐다. "나는 장로다"라고 외친 목사가 말하는 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장로는 목사가 이럴 때 힘이 난다 : △반갑게 인사해 줄 때 △목사가 이야기를 잘 들어 줄 때 △칭찬 격려해 줄 때 △인격적으로 대하여 줄 때 △말씀에 은혜를 받을 때 △설교내용과 행위가 일치할 때 △장로를 높여주고 동역자로 여겨 매사 협의하여 결정할 때 △밥을 사줄 때 △있는대로 봐주고 인정해 줄 때 △자녀들에 대해 신경써 줄 때 △복음을 잘 설교(들리는 설교)해 줄 때 △삶으로 설교해 줄 때 △용돈을 줄 때 △나를 위해 기도해 줄 때 △의견을 들어 줄 때 △가정사에 관심을 갖고 챙겨 줄 때.

◇장로는 목사가 이럴 때 힘이 든다 : △새벽기도 나오라고 할 때 △행사 때(여름행사 등) 마다 찬조하라고 할 때 △하대(명령조) 할 때 △건축헌금 등 돈 이야기 할 때 △영권이라며 누를 때 △평일에 목사가 운동하러 나갈 때 △목사가 고집대로 할 때 △장로의 존재를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일을 처리 할 때 △목사가 말이 거칠 때 △목사가 일을 많이 벌일 때 △양이라고 하면서 순종만 요구할 때 △목사가 교회의 주인 행세할 때 △무리한 사업을 밀어 붙일 때 △목사님이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을 듣고 험담을 들을 때 △설교가 지루할 때 △딴 짓할 때 △인정해 주지 않을 때.

◇목사님 이렇게 해주셨으면 … : △설교를 짧게 했으면 △교회를 비우지 말았으면 △잔소리를 하지 말면 △무리하게 건축하지 않으면 △자주 찾아와 주었으면 △힘이 있는 성도와 약한 성도를 균형있게 대해 주길 △설교와 심방에 전념 △원고대로 읽지말고 대중과 눈맞추길 △대접만 받지말고 섬김을 실천해 주길 △매사에 동역자로 인정하여 모든 것을 의논해 주길 △설교 준비를 잘해 주길 △목사님이 먼저 말씀대로 살아 주길 △권위적으로 하지 말 것 △유머감각이 있어야 △상식이 통했으면 △고집 부리지 않았으면 △일방통행을 하지 않았으면 △인격적으로 설득력이 있었으면 △기도를 많이 했으면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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