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회 돌아보고, 신년 영적 싸움 위한 전략 수립

[ 연재 ] 11월 목회 계획/한 해의 목회 결산이 이뤄지는 달

김운성 목사
2017년 10월 10일(화) 13:48

11월은 어떤 의미로 쓸쓸한 달이 아닌가 싶다. 그 이유는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과 불어오는 찬바람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 해 목회가 거의 저물어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12월은 연말 준비에다 성탄절 행사 등으로 인해 정신없이 바쁘게 지나기 때문에, 실제로 한 해 목회의 결산은 11월에 이루어진다 하겠다. 교회에 따라서는 재정 결산도 11월 말에 맞추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11월 한 달 동안 어떻게 목회에 임해야 할 것인가?

1) 목회자 자신을 추스리자
12월이 되면 목회자는 매우 바쁘다.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기 힘들다. 오히려 11월이 좋다. 대부분의 교회들이 추수감사주일을 11월 셋째 주일에 지키고 있으니, 11월 첫 주간쯤 목회자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한 주간의 시간을 정중하게 교회에 부탁하자. 교회는 목회가 주님께서 주시는 영적 능력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한 주간 기도원에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지 말자. 그건 선택이 아니라, 너무도 중요한 사명이다. 가서 주님 앞에 엎드리자. 주님 앞에서 버릴 것을 버리고, 채울 것을 채우도록 하자. 필자는 9월 첫 주간을 기도원에서 금식하면서 보냈다. 돌아왔을 때 교인들은 필자의 얼굴이 말갛게 보인다고 했었다. 그 안식과 기도가 그런 은혜를 가져다주었다고 믿는다. 목회자들이 한 주간 시간을 내어 쉬기도 하고, 부르짖어 기도하기도 하고, 자신의 목회를 반성적으로 돌아보기도 하고, 2018년도를 위한 영적 싸움을 위한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기왕이면 혼자 가도록 하자. 아내와 함께 할 수도 있지만, 주님께 집중하는 데는 혼자가 좋다. 그 한 주간을 광야의 세례 요한처럼 지내보자. 그리고 그 후엔 요한처럼 외치는 소리가 되도록 하자.

2) 추수감사절
11월의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수감사절이다. 그러나 문제는 자칫 잘못하면 추수감사절이 목돈 헌금을 내야 하는 부담스러운 때로 인식되기 쉽다는 것이다. 감사는 없이 헌금만 드려야 하는 절기라면 교우들에게 은혜가 될 리 없다. 그러므로 목회자의 사명은 감사의 믿음을 가지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더구나 농촌교회라면 '추수'라는 단어가 마음에 와서 닿겠지만, 도회지 교회들은 도무지 마음에 닿지 않는다. 꽃 한 송이 가꾸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추수의 감동을 느낄 수 있겠는가? 11월 목회의 성패는 감사를 불러일으키는 데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수감사주일이 되면 모든 목회자들이 감사를 주제로 설교한다. 그러나 그건 좀 늦은 게 아닐까 싶다. 필자의 교회에서는 추수감사주일 직전 한 주간을 특별새벽기도회로 모인다. 그 기도회의 주제는 감사이다. 한 주간 동안 무엇에 대해, 어떻게 감사할 것인가를 나눈다. 그리고 교인들에게 멋진 편지지 한 장씩을 나눠드리고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편지를 쓰게 한다. 이것을 전교인 백일장처럼 진행해도 좋다. 잘 된 것을 골라 교회 벽에 붙이고, 예배 중에 본인이 읽도록 하면 좋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감사해야 할 것은 구원해 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이다. 이렇게 하여 미리 감사의 마음이 채워진 상태로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도록 하자. 드리는 헌금도 이런 마음으로 준비되게 하자. 그리고 이 기간 동안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물론이요, 우리 서로간의 감사도 훈련하도록 하자. 부부간에, 부모 자녀 간에, 형제 자매간에, 이웃 간에, 교우들 사이에 감사를 표시하도록 유도하자. 감사의 영성은 온 교회를 행복하게 할 것이다.

3) 그 외 여러 가지 소중한 일들
a. 전도
많은 교회들이 추수감사주일을 전후하여 전도 잔치를 연다. 고전적인 표현으로 총동원전도주일이라 하기도 하고, 행복나눔축제라 하기도 하고, VIP초청주일이라 하기도 한다. 이름이야 어떻든 전도의 열매를 통해 하나님께 감사하려는 마음은 동일하다. 기왕에 시작했다면 치밀하게 준비하고 진행하도록 하자. 흐지부지되면 교회는 혼란스러워지고, 교인들도 다음 해의 전도 잔치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하나하나 점검하고 챙기자. 무엇보다 영혼을 건지는 일은 우리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힘써 기도하면서 하자. 초청주일이 11월 말이라면 한 주간 이상 연속기도회, 저녁기도회, 초청대상자를 위한 기도회 등을 열어 교인들의 마음을 집중하도록 하자. 전도 여부에 상관없이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교회를 강력한 주님의 병사로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다.

b. 수험생
11월엔 수능시험이 있다. 올해는 11월 16일, 목요일에 있다. 교인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교회가 관심을 가지길 원한다. 자녀가 수험생인 경우, 목회자가 관심을 기울여 주길 원한다. 11월 첫 주일 주보에 수험생들의 이름을 고3학생들을 중심으로 실어주자. 그리고 목회자가 바쁘지만, 수험생들이나 그 부모에게 전화하여 기도해 주도록 하자. 교인들은 목회자가 자기 자녀를 기억하고 기도해 줄 때 감격할 것이다. 어느 학과에 진학하려고 하는지, 건강은 어떤지 확인하고 기도해 주자. 성도를 보살피는 것은 목회자가 마땅히 할 일이다. 그리고 수능생들을 위한 기도회를 열도록 하자. 필자의 교회에서는 자녀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후에 어머니들을 교회에 오도록 해서, 시험이 끝나는 시간까지 함께 하곤 했다. 각자 자녀 키우면서 느낀 힘든 일들을 나누기도 하고, 함께 기도했다. 어머니들이 살아야 자녀가 산다는 것을 확인했다. 많은 어머니들이 감격해 했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난 다음 주일에 응시자들을 위해 축하잔치를 열어주라. 마음껏 먹게 하고, 축복해 주자. 부모님들과 교사들이 함께 하자. 목회자가 참석하여 축복의 기도를 드려주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기회를 통하여 세대차를 극복하고 고3들의 친구가 되어 보자. 그리고 학업으로 소홀했을 수능생들의 신앙을 위한 프로그램도 구상하여 진행하도록 하자.

c.제직훈련
교회마다 제직세미나 등의 제직훈련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그런데 그 시기는 대개 연말이나 연초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시기를 앞당기면 어떨까 싶다. 물론 서리집사가 연말이나 연초에 임명되기 때문에 애매하기는 하지만, 11월엔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의 핵심 제직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하면 좋겠다. 필자의 교회에서도 10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8주 정도의 일정으로 매주 한 번씩 항존직학교를 연다. 항존직원들은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 이분들에게 2018년도의 목회를 설명하고, 그 핵심 목표를 심어주도록 하자. 그리고 이들이 맡은 각 부서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챙겨주고,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좋은 강의를 제공하자. 항존직원들에게는 일반 제직들에게 하기 힘든 부탁도 할 수 있다. 목회자의 고충과 진실된 비전을 나누도록 하자. 이들이 강력한 목회 동역자가 된다면 새해 목회는 순항할 것이다. 이 바탕 위에서 일반 제직들을 위한 훈련은 그 후에 연말과 연초에 진행해도 좋을 것이다.

4) 새해를 위한 동력을 준비하라
필자의 교회에서는 신년 초에 부흥사경회를 연다. 방학 중이라 자녀들도 참석할 수 있고, 새해 초이므로 각오도 남다르다. 먼저 은혜를 받고 새해를 출발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지금부터 준비하여 시도해 보자. 아무쪼록 11월 한 달 동안 전국교회의 목회들이 행복하고, 교회들이 부흥되길 기대한다.

 

김운성 목사   땅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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