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변화, 그 성장의 힘

[ NGO칼럼 ]

김두연 교장
2017년 09월 13일(수) 09:40

탈북학생들을 가르치는 중에 겪어야 하는 어려움 중 가장 큰 것은 기독교대안학교로서 하나님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고무친하고 의지할 데 없는 남한 땅에서 멀고 험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 탈북학생들에게 하나님 아버지만큼 소중한 분이 있을까? 하지만 이것은 일방적인 생각일 때가 많다. 학생들은 탈북과정에서 돈의 위력을 실감하고, 또 북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할 때마다 돈의 위력을 확증하게 된다. 김일성 우상화의 결과로 복음을 거부하는 경향이 기본적으로 매우 강한데다 돈에 압도당하고보니 모든 선택의 근원이 돈으로 집중된다.

지난해 2월 입학상담을 하고자 한 여학생이 찾아왔다. 여러 가지를 확인한 뒤 입학서약을 하는 단계에 이르러 서약서를 자세히 읽어보고 마음으로 결정할 것을 권했다. 입학서약의 1,2,3번 조항이 기독교 신앙성장과 관련한 조항으로서, 매일 아침 성경공부에 참여할 것, 매주 수요일에는 학교 수요예배에 참여할 것, 주일에는 각자 교회를 정하여 출석하여 양육을 받을 것, 그래서 결국에는 하나님을 믿을 것 등이 있다.

남학생들은 주로 마지막 부분에 있는 조항들, 휴대전화, 게임 금지, 흡연 금지, 교내 연애 금지 등의 조항에서 대체로 완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힌다. 타협 없는 설득 끝에 입학생의 대부분은 입학을 결정한다. 어쩔 수 없이 서약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많은 학생들은 앞으로 열심히 알아갈 각오로 종교조항을 포함하여 서약하게 된다. 사실 말이 서약이지 대부분 학생들이 마음으로 지킬 때까지는 계속적인 설득과 교육, 그리고 학생들을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종교를 강요한다면 나가겠다고 유난히 강하게 거부하는 이 학생에게 불쑥 "하나님 잘 믿으면 외국유학길도 열릴 수 있는데 생각해보라"고 하니 교장실을 나서던 발걸음을 되돌려 다시 들어와서 "정말요?"하며 바짝 다가왔다. 그 후 이 학생은 여러 상황을 거쳐 지난해 8월 교회여름수련회와 영화 '패션오브 크라이스트'를 보고 주님을 영접했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잔뜩 머금은 목소리로 주님을 영접한 소식을 전하면서 "이제 유학보내주세요!"하며 조를 때 잠시 당황했으나, 그래 이제부터 더욱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매달리자고 답변해 주었다.

사실 이 학생이 찾아오기 바로 전날 미국유학을 전문으로 하는 선교사님이 찾아 오셔서 학생을 추천하라고 하였기에 이 학생에게 큰소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누가복음 속에 눈물로 하소연 하는 과부의 소원을 관원이 귀찮아서 들어주는 예화와 같이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던 기숙사 사감 목사님이 후원하여 하와이 코나로 YWAM DTS(예수제자훈련)를 받을 수 있게 하였다. 1월에 하와이로 떠나 훈련받고, 인도와 방글라데시로 단기선교도 다녀 온 후 7월에 학교로 돌아왔는데, 내가 8월 구국기도회에 참석했을 때 뉴질랜드에서 탈북학생들을 교육하는 사역자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또다시 하나님께서는 이 학생을 위해 길을 열어주시고 계심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 9월 15일 한꿈학교를 떠나 뉴질랜드로 가는 이 학생을 놓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무엇보다 오직 주님만을 의지하며 온 마음으로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길을 열어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요즘 한꿈학교 학생들의 학습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하나님께만 기도하며 기다리고 이미 주신 것으로 기뻐하며 섬기고 봉사하는 사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보고 들으니 믿음이 달라진 것이다.

김두연 교장
한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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