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끼 밥이 보약'

[ 주필칼럼 ]

변창배 목사
2017년 09월 13일(수) 09:35

한국 사람은 밥을 주식으로 삼는다. 밥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다. 밥과 관련된 속담도 많다.

'한국인은 밥 힘으로 산다'는 말도 있고, '세 끼 밥만 제대로 먹어도 따로 보약이 필요 없다'는 말도 있다. 동의보감은 쌀의 효능을 설명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쌀은 중초(中焦)를 보하고, 기운을 만들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위를 편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심지어 이질과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썼다. 밥을 단순히 에너지원으로 보지 않고 쌀의 효과를 여러 가지로 밝힌 것이다.

쌀은 쌀알이 통통하고 반질반질 광택이 나면서 분이 없는 것이 좋다. 표면이 부서진 낟알이 적어야 맛이 있다. 낟알이 부서지면 전분과 냄새가 나와서 밥알 모양이 흐트러지고 질척해지기 때문이다. 맛있는 쌀은 적당하게 건조돼서 수분함량이 14~16% 가량 되고, 도정한지 오래되지 않은 쌀이다.

쌀은 햇빛을 피해서 통풍이 잘 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보관용기로는 항아리가 좋고, 서늘한 베란다를 두면 좋다. 쌀벌레가 생기면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그늘에서 말리면 된다. 벌레를 막으려면 숯이나 마른 홍고추, 매운 통마늘을 함께 넣어두면 된다. 신선하게 오래 먹으려면 그만큼 손이 가야 한다.

맛있는 밥은 역시 쌀이 좋아야 한다. 쌀은 탄수화물(81.6%)을 주성분으로 하지만, 단백질(6.4%), 지방(0.5%), 조섬유(0.3%) 등 다양한 양분을 담고 있다. 밀가루보다 영양소가 적지만 양분이 우수하고 소화 흡수율도 뛰어나서 우수한 식품이다.

쌀의 탄수화물은 소화가 되면 포도당으로 바뀐다. 포도당은 인체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뇌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까닭에, 성장기 어린이는 아침밥을 챙겨 먹어야 좋다. 쌀은 한국인에게 식이섬유의 주요 공급원이다. 적당량의 밥을 먹으면 변비와 비만을 예방하고, 장의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동맥경화를 비롯한 심장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머지않아 산에는 단풍이 들고, 들에는 황금물결이 넘치게 될 것이다. 풍년농사가 되어야 삶이 편안해 진다. 세 끼 밥을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먹으면 보약을 따로 먹을 필요가 없다.

개인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성경을 꾸준히 읽고 기도하는 일은 세 끼 밥을 먹는 것과 같다. 세상 속에서 믿음대로 살기 위해서 성경과 기도를 통해서 믿음의 에너지원을 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힘껏 일하는 사람이 아름답듯이, 성경과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그대로 사는 신앙인의 삶은 아름답다.

지역교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주일예배를 잘 드리는 일이 세 끼 밥과 같을 것이다. 정성껏 예배드리는 것을 중심으로 삼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이다. 다음세대 자녀들을 예배자로 키우는 교회학교 교육도, 예배자의 자리로 이웃을 초대하는 전도도, 예배의 기쁨을 세상에 증거하는 선교도, 함께 예배드린 기쁨을 나누는 친교도 그 중심은 예배이다.

제102회 총회가 다가온다. 총회가 열리면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개회예배를 비롯해서 아침마다 예배를 드리고, 때마다 기도를 드린다. 원근 각지에서 찾아온 귀한 손님들도 맞이한다. 특별순서로 찬양도 듣고,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하는 이들을 격려도 한다. 전국에서 오신 총대들을 맞이해서 대접하는 손길도 바쁠 것이다.

총회의 세 끼 밥은 무엇일까. 역시 인선과 정책의 결정일 것이다. 좋은 일꾼을 뽑아 세우고, 적절한 정책을 결정하는 일은 총회가 마땅히 감당할 일이다. 총회의 정책은 280만 여 명의 교우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매년 모이는 총회가 바르게 결정해 나갈 때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 총회는 2011년 이후 교세가 감소하는 시점에서 개혁을 위한 정책을 다루게 된다. 바르게 정책을 결정하는 성 총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변창배 목사
총회 사무총장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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