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프리즘>워너원 신드롬에서 교회가 배워야 할 것

[ 문화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9월 01일(금) 17:01
   

자녀가 있다면 요즘 가장 인기있는 연예인이 누군지 물어보라? 10~30대 여성들에게 이 질문을 물어보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워너원'이라는 남성 아이돌 그룹이다.

워너원은 시청자들의 온라인 투표로 101명의 남자 아이돌 연습생 중 상위 11명을 뽑아 새로운 아이돌그룹을 만드는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보이 그룹이다. 지난 4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지난 6월 16일 종영까지 케이블 TV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5.2%로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온라인 동영상 조회 수 등으로 집계되는 콘텐츠 영향력지수(CPI)로는 첫 방송을 시작한 시점부터 10주 연속 1위에 올랐다. 관련 동영상 누적 조회 수는 4억9000만이 넘는다. 많은 여성들은 이 꽃미남 남자 아이돌에 관련 동영상을 새벽까지 찾아 보다가 잠드는 일이 잦다고 한다.

이들의 인기에서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일반 아이돌들의 팬층이 대부분 10~20대 초반인데 반해 이들은 20대 후반은 물론 30~40대까지 열광하고 있다는 것. 그 증거로 프로듀스 101 방영 당시 온라인 문자 투표 1위를 했던 멤버 강다니엘의 경우 157만8837표를 받아 1위에 올랐는데 연령별 득표율을 보면 20대가 39%, 30대가 30%, 오히려 10대는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팬만 대략 67만여 명이 100원의 서비스 이용료를 내면서까지 투표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팬 연령이 올라가면서 팬을 뜻하는 용어도 변하고 있다. 30~40대 여성팬들은 자신을 '○○앰'이라고 부른다. '○○앰'은 아이돌의 이름과 '엄마(애미)'란 뜻의 '앰'이란 말을 조합한 용어다. 

워너원의 신드롬과 같은 인기현상에 대해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극한을 치닫는 빈부 격차, N포 세대 등 무거운 사회 분위기 때문에 현실을 직시하기보다 아이돌이라는 환상에 빠져버린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출연하는 연습생들이 예뻐서 잘생겨서라기보다는 10~20대가 처한 불안한 상황을 비추어서 공감하는 것이고 출연진들이 치열하게 생존하는 모습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워너원 인기 현상을 보면서 교회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프로듀스 101'은 시청자가 수동적 시청자의 입장에서 직접 투표에 참여하고, 좋아하는 연예 지망생에게 성원을 보냄으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교회 또한, 평신도가 하나의 문화공연과 같은 예배에 관객과 같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 교회의 예배를 포함한 여러 사역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이러한 시도를 최근 여러 교회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성경봉독과 대표기도에 집사나 권사 등 평신도들이 참여하는 식이다. 이러한 단순 참여를 넘어 교회의 봉사활동이나 해외 선교와 같은 사역에도 평신도들이 주체가 되어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취업단계에서부터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면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연예인에 자기의 판타지를 투영할 수밖에 없는 현대 청년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판타지에 동참하는 이들이 10~20대를 넘어 30~40대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에서 세상 속에서의 평신도들의 삶이 치열하다는 점을 파악해 이들이 판타지를 통한 일시적으로 위로받는 수준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참 평안을 느끼고, 힘든 현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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