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논란, 축산 방식부터 점검

[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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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22일(화) 14:05

8월 1일 유럽에 유통되던 네덜란드산 계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서 살충제 계란 파문이 전세계로 확산됐다. 네덜란드 양계장에서 닭 진드기를 퇴치키 위해 인체에 해로운 피프로닐을 함유한 살충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양계장들이 폐쇄되고 수백만 개의 계란들이 폐기되었던 것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살충제 계란 파문은 이후 한국에도 이어졌다. 국내산 달걀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10일 식약청장의 발언은 5일도 못가 뒤집어졌다. 국내에서 계란을 생산하는 농장 1239개를 전수조사한 결과, 49곳이 기준에 못 미쳤던 것이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친환경 인증을 받는 농장 중 63.3%에 달하는 31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게 되어, 시민들은 식품안전에 대한 정부의 관리책임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이 근본 문제인 줄 알면서도, 우리들은 작은 이익에 집착하여 이런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케이지형 밀집사육 방식으로 운영되는 산란계 농장의 닭들은 한 곳에 웅크리고 살 수밖에 없으므로, 여름철 진드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퇴치하기 위해 살충제가 동원되었던 것이다.

이 같은 공장식 축산은 동물들의 복지나 권리를 무시하는 사육방식으로, 동물들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조류독감 등 각종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게 되며, 이에 항생제와 농약 등을 더욱 쓸 수밖에 없는 정황으로 몰리게 되었던 것이다.

공장식 축산농장과는 달리 동물복지축산농장은 짚이나 톱밥, 모래 등이 깔린 땅에 닭을 사육하는 방식이다. 이에 있어 금번 전국을 강타한 살충제 계란 파문 속에도 동물복지축산농장들은 조사를 무난히 통과하였는바, 우리가 앞으로 지향하여야 할 축산방식이 어떤 것인가를 잘 나타내준다.

이 같은 견지에서 경기도는 올해 경기도형 동물복지농장 조성을 가속화하려는 계획을 수립하는 중이다. 외국에서는 보다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사육되는 닭이 나은 계란에는 '에코 에그'라는 스탬프를 찍어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하는데, 우리 사회도 이런 친환경 계란의 생산자를 옹호하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다. 친환경 계란이 더 잘 유통되며 더 높은 가격을 받게 되리라는 기대를 하게 되면, 축산업자들은 더 조심하여 계란을 생산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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