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살아계시고 이 순간도 역사하신다

[ 목양칼럼 ]

현광복 목사
2017년 08월 22일(화) 13:47

본 교회 장로님 가운데 올해 팔순 후반이 되시는 유씨 성을 가진 분이 계신다. 교회 초창기 창립역사를 잘 아시는 분 중 한 분이신데 찬양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다. 교회 찬양대를 오래도록 섬겨 오셨다. 하루는 주일 아침이 되었는데 갑자기 복부가 너무 아파 허리를 펴지도 못할 정도가 되어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신다. 주일에 찬양대를 지휘할 수 없게 되자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하나님, 저를 통해 찬양을 받아 주세요."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만져주시는 경험을 하고 그 길로 걸어 나와서 찬양대를 지휘하게 됐는데 지금도 그 치료의 역사가 생생하다고 하신다. 이 분의 형님은 한국 영화계에서 유명한 고 유현목 감독이다.

본래 모친께서는 신학을 해서 목사가 되기를 원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들 가운데 성경과 관련된 제목이나 내용이 많다. 이 분이 남긴 유작들 가운데 60대 이상이면 다 알만한 영화가 이범선 작가의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오발탄'이다.

필자는 이 영화의 저변에 방황하고 고통당하는 모든 인생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깔려 있다고 본다. 잘못 발사된 총알, 오발탄! 삶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오발탄 같은 삶.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인생살이. 당시에도 많은 이들에게 질문과 공감을 주었지만, 지금도 뜻하는 대로 인생살이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고뇌하며 방황하는 '오발탄'같은 삶이 얼마나 많은가? 하나님의 부르심!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고뇌하며 방황하는 이들을 부르신다.

평생을 하루같이 새벽예배를 거르지 않고 드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가 부임한 이후 다른 분들도 다 열심히 새벽예배를 드리지만 특히 장씨 성을 가진 장로님과 이씨 성을 가진 권사님은 새벽예배를 하루도 거르는 일이 없으실 정도다.

두 분 다 정년 은퇴를 하신 분들이시지만 필자가 새벽 설교 후 한 시간 정도 기도를 하고 일어서도 이 분들은 더 오래도록 열심히 기도하신다. 필자의 목회가 여기까지 온 것도 첫째는 주님의 사랑이요, 교우들은 물론 특히 새벽마다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하신 이 분들의 사랑이 너무도 크다.

장로님은 잘 나가는 직장인 'ㄱ학사'를 그만 두시고 새벽예배를 잘하고 교회 섬기는 일을 최고로 아시고 직장도 그렇게 선택하셨다. 적게 벌어도 교회의 수요, 금요 기도회 등 교회 모든 공예배를 잘 지키는 것을 가장 우선으로 하신다.

혹시 일이 있어 수요예배라도 불참하시게 되면 목사가 염려할까봐 가까운 지역교회 예배에 참석하신다고 꼭 전화나 문자를 주신다. 교회에서 노회행사가 있을 때면 이 권사님께서 언제나 열심이신데 음식준비에도 앞장서신다. "권사님, 음식이 너무도 맛있어요." 음식 솜씨를 칭찬하는 분들이 많다. 흔히 하는 칭찬이 아니라 정말 맛을 잘 내신다. 필자는 그 맛이 기도에서 나온다고 믿어진다. 모두 하나님의 크신 사랑의 역사다.

매년 태풍이 올 때면 우리는 많은 염려를 하게 된다. 태풍의 피해를 받으면 얼마나 어려움이 많은가? 필리핀에 두 번째 교회를 세울 때의 일이다. 필리핀은 여름에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다고 할 정도로 태풍이 많다.

사실 교회를 세우다 이런 일을 만나면 얼마나 실망이 되겠는가? 그 때도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온 교우들이 함께 기도했다. 태풍이 얼마나 거세게 지나갔는지 수백 년도 넘었다는 연령을 알 수 없는 거목이 뿌리 채 뽑혔다.

태풍이 지나간 후 주민들 스스로 거대한 나무를 치우고 나니,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그 자리에 교회를 세울 자리를 마련해 주신 것이 아닌가? 이 오래된 나무는 많은 이들에게 토속 신앙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 나무를 손도 대지 못하고 그 옆에 비켜서 교회를 세워야 했는데, 그런데 그 나무가 뽑히고 그 자리에 교회가 세워졌다.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 그리고 지금도 역사 하신다.

 

현광복 목사부천산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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