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위기, 바른 신앙으로 극복해야"

[ 교계 ] 순교자 유가족 등 '신앙 전수' 강조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7년 08월 17일(목) 08:57
   
▲ 한국교회연합의 순교자 유가족 및 국가 유공자 초청 프로그램을 통해 울릉도를 방문한 이승규 장로와 손동희 권사. 이 장로는 평양에서 순교한 이태석 목사의 아들이자 2015년 별세한 미국장로교회 전 총회장 이승만 목사의 동생이며, 손 권사는 손양원 목사의 딸이다.

【울릉도=차유진 기자】북핵 위협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 한반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순교자 가족들이 3박 4일 일정으로 울릉도를 방문했다.

광복 72주년을 앞두고 지난 7~10일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정서영) 주최로 진행된 이번 방문에는 순교자 유가족과 국가유공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예정된 일정 중에 독도 방문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순교자 유가족들은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가져야 할 자세를 제시해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예전의 신앙과 지금의 신앙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바라보며 '주님 어서 오소서'를 외치며 살았죠." 

손양원 목사의 딸 손동희 권사(대연중앙교회)는 하나님과 세상을 겸하여 섬기는 신앙을 경계했다. 하나님의 공급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사는 삶이 신앙인들을 약하게 만들었다는 것. 손 권사는 "요즘 목회자들은 붙잡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며, "많은 목회자들이 감옥에서, 혹은 도망다니면서, '주여 어느 때까지 나이까'를 외치면서, 채워주시고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을 만났다"고 회고했다.

또한 손 권사는 원수를 용서하려는 아버지를 만류할 때 "내가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 너희를 이렇게 고생시켰는데 지금 사랑의 계명을 지키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허사가 아니냐"고 하셨던 손양원 목사의 말을 전하며, 하나님의 사랑을 품고 원수를 위해 기도하는 신앙인이 될 것을 거듭 당부했다.

평양에서 순교한 이태석 목사의 아들이자, 2015년 별세한 미국장로교회 전 총회장 이승만 목사의 동생인 이승규 장로(대덕교회)는 "기독교인의 신앙 전수가 국가를 바로 세우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말이나 설명보다 국내 기독교 유적지들을 방문할 것을 권유한 그는 "믿음을 지킨 부모나 조부모의 사진을 집에 걸어놓고 수시로 자녀들에게 설명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형 이승만 목사가 후학 양성에 힘썼던 유니온신학교가 사후에 기념관을 만들어 고인의 삶을 공유한 일을 소개하며, "우리 총회, 노회, 교회, 가정도 늘 선배들의 숭고한 신앙을 후배들과 나누는 일에 예산과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에 가족들과 함께 참석한 이성균 목사는 신앙과 애국심을 전수하는 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부모의 신앙을 명문화해 대대로 전해질 수 있는 삶의 지표로 정립할 것'을 제안했다. 문준경 전도사가 세운 임자진리교회의 담임이자 그 교회에서 순교한 이판일 장로의 손자인 그는 "우리 선조들은 열정적이고 순수한 신앙의 길을 걸었지만 그것을 가훈이나 교훈으로 정리해 남겨주진 못했다"며, 신앙의 유산, 자신의 체험, 가문에 주어진 사명 등을 정리해 대대로 전해질 수 있는 문장으로 정립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집안의 가훈을 신앙관, 구원관, 교회관, 생활관, 인생관 등 세부적으로 나눠 정리했으며, "교회도 이렇게 하면 선배 신앙인들의 신앙을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방문 셋째날 울릉도에서 드려진 예배에서 말씀을 전한 한교연 법인이사 황인찬 목사(의왕중앙교회)는 "일본을 미워하기보다 일본이 회개하기를 기도하자"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악천후로 독도를 들어가지 못한 것을 '더 겸손해지라는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하며, 항상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오늘날 위기에 처한 교회와 국가가 바로서는 길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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