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순례로 한일 상처 보듬는다

[ 문화 ] 한일 화해를 다룬 다큐 '용서를 위한 여행' 제작하는 이성수 감독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8월 08일(화) 10:01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식민 지배'라는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일본을 용서하기 위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제작을 앞두고 있어 눈길이 모아진다.

이성수 영화감독은 한일 근대 역사에 관심을 가졌으며, 자전거 여행이 가능한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을 모집해 오는 9월 18일부터 34일 간 한국과 일본 전역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인 '용서를 위한 여행'을 기획, 이를 영화로 담을 예정이다.

지난 2일 사당역 오피스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이성수 감독은 "한국교회에 허락하신 역사적 고난의 섭리를 깨닫기 위해, 또한 용서할 수 없는 일본을 용서하기 위해 서울에서 도쿄까지 자전거 미션트립을 계획하게 됐다"며 "요셉이 고난을 통과한 후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형제들을 용서했듯이 한국교회가 36년간 우리를 종살이 시켰던 고난의 역사의 섭리 가운데 오히려 일본의 형제 자매들의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며 제작 동기를 밝혔다.

이 감독은 "일본은 우리에게 미움과 증오의 나라임에도 현재 1500명의 한국인 선교사가 땀과 눈물로 선교하는 나라"라며 "우리보다 개신교 역사가 30년이나 빠르지만 천황제와 신사의 우상숭배에 눌려 복음화 0.4%에 머물며 어둠 속에 갇힌 1억3천의 영혼에게 용서의 복음으로 빛을 던지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이 기획한 '용서를 위한 여행'은 한국과 일본의 참가자들이 함께 여행을 하며, 우리가 받은 상처를 직시하고, 일본인들도 이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자전거 여행 코스도 일본의 근대화와 군국주의화 과정에서 수탈을 위해 놓은 철도를 따라가게 된다. 일본은 효율적인 한국 자원의 수탈을 위해 도쿄에서 시모노세키까지 철도를 놓고, 시모노세키에서 부산까지 뱃길을 열었으며, 다시 부산에서 서울까지 철도를 놓은 후 정치가들과 군인, 상인들이 수탈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철도를 건설한 바 있다. 참가자들은 매일 적게는 40km, 많게는 120km를 자전거로 이동해야 한다. 

자전거 여행 중에는 9월18일 제암리 기념예배, 10월16일 오사카 한인대예배, 10월20일 도쿄일한대회 등의 행사가 진행되며, 플루티스트 송솔나무, 성서화가 김복동, 개그우먼 조혜련 씨 등이 구간별로 참여한다. 또한, 이들이 지나는 길목에 있는는 한국교회와 일본교회는 이들을 위한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며, 함께 동참한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현재 이 감독은 자전거 여행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제작비 충당을 위해 개인, 기업 후원과 클라우드 펀딩 등을 진행한다. 특히 '어라이즈 33' 운동을 진행해 3.1만세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이 일어나 대한독립의 길을 열었듯이 일본을 용서하기 위한 선교영화 제작에도 한국 교계를 대표하는 33개 교회를 모집한다.

이번 다큐 영화를 연출하는 이성수 감독은 '맨발에서 벤츠까지', '어린 연인' 등을 감독했으며, 1988년에는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로 대종상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기독교에 귀의한 뒤 선교 뮤지컬 '가스펠', 북미원주민선교영화 '뷰티풀 차일드' 등을 연출했다.

이 감독은 "스태프들에게도 일본을 위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사랑하지 않으면 이 영화에 참여하지 않아도 좋다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일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을 가깝게 만들 수 있는 것은 교회밖에 없다.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정치가 할 수 없는 것을 교회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이 영화 제작을 진행했다"며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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