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남들보다 일곱배 귀중한 소년의 이야기

[ 문화 ] 내 새끼손가락 아들(홍성원/루아크)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7년 08월 08일(화) 09:45

2006년생 5학년, 그러나 14kg, 1m 남짓한 왜소한 체구에 머리카락은 얼마 없

고, 신체나이가 7, 80대인 대한민국에서 단 한 명뿐인 소아조로증 환자 홍원기 군. 원기가 앓고 있는 소아조로증은 보통 사람들보다 한 7배가 빨리 노화가 진행되는 희귀병이다.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원기는 최근 영화 홍보차 내한 한 스파이더맨 역의 배우 톰 홀랜드를 만나고, 자기와 똑같이 소아조로증을 앓고 있는 콜롬비아의 미구엘이라는 친구도 만나면서 언론의 관심을 다시 받고 있다. 

그동안 원기의 치료를 위해 신약 임상치료에 지원해보기도 하고, 자신의 배에서 지방을 빼 줄기세포를 배양하기도 하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고 있는 아빠 홍성원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소속의 목사다.

홍성원 목사는 최근 12년간 원기를 키우며 쓴 육아일기이자, 간절한 기도문이자 아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같은 책 '내 새끼손가락 아들(루아크)'을 발간했다. 
현재 12살인 원기는 의학적으로는 3년에서 길게는 5년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의 의미가 홍 목사에게는 남다르다. 아들이 남들보다 일곱배나 빨리 노화가 진행되는 만큼 원기와 가족들에게 1년은 7년인 셈. 홍 목사는 "원기가 지금처럼 머리카락도 없고, 키도 1m밖에 되지 않아도 자신의 옆에서 오래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며 "이 책을 통해 힘든 삶을 사는 이들이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내기를, 그 시간 속에서 또 다른 행복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 발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너무나도 가혹한 운명 앞에 홍 목사와 아내는 처음에는 하나님을 원망하고, 부정

하고, 때로는 우울증으로 무너져 내리기도 했지만 이제 원망과 분노는 내려 놓았다고 한다.

홍 목사는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라며 "온 힘을 다해 행복하다고 느끼는 시간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삶,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며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삶이 내게는 가장 가치 있는 삶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홍 목사가 원기와의 소박한 일상 속에서 느낀 생각, 깨달음 등이 들어 있다. 저자는 이 기록이 사람들, 특히 아픈 가족이 있거나 말도 안되는 시련을 겪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아울러 이 책을 읽음으로써 원기와 원기의 가족을 응원하고 기도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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