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 인성 <9>회복적 탄력성

[ 기독교교육이야기 ]

우수호 목사
2017년 08월 01일(화) 14:52

청소년기에 가장 필요한 인성 요소 중에 하나는 '회복적 탄력성(resilience)'이다. 성경은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인간이 본래 방향을 잃고 일탈하는 삶, 곧 죄를 지었을 때 먼저 처벌과 심판보다는 선지자를 보내셔서 회개의 기회를 주시고 회복시키려고 하신다. 실패와 절망 속에서 지쳐 있는 인간을 위로하시고 소생하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도다(시 23:1~3)"라는 말씀 속에는 하나님의 '회복적 속성'이 잘 나타나 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에게도 '회복적 의지와 속성'이 담겨져 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회복적 탄력성'이라고 한다. '곤란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환경에 적응하여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능력' 또는 '스트레스와 역경을 극복하는 능력', 혹은 '스트레스와 역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이전의 정상 기능 상태로 되돌아가는 능력'을 '회복적 탄력성'이라고 정의한다. 즉, 회복적 탄력성은 역경에 처한 상황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는 능력, 죽음의 골짜기와 같은 상황에서도 삶의 밝은 면에 초점을 맞추는 능력, 역경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심리적ㆍ정신적 상태로 되돌아오는 능력을 말한다.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고통, 외로움, 편견, 상실, 오해, 시기, 슬럼프, 실패, 좌절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바로 '회복적 탄력성'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험하고 고단한 세상을 이기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회복적 탄력성을 길러야 한다. 행복의 조건을 모두 갖추었지만 정작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좌절하고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고 마는 아이들이 반드시 길러야 하는 능력이 회복탄력성이다.

세상은 온실이나 무균실 같지 않다. 오히려 세상은 숲속과 같다. 숲속에서는 온갖 식물과 동물들이 살아나가기 위해서 다양하고 작고 큰 위기와 갈등,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생존 경쟁을 한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온실이나 무균실 보다는 다양한 문제가 상존하는 숲이라는 생태계에서 더 건강한 생존환경이 형성된다. 위험해 보이는 자연 생태계에서 자란 식물과 동물들이 훨씬 더 건강하게 성장한다.

어린시절 시골 사과저장고에 가면 사과를 보관할 때는 반드시 왕겨를 뿌리거나 스티로폼을 감싸서 사과와 사과가 맞닿지 않게 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무척 궁금했다. 훗날 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그 이유는 '과일은 맞닿은 곳에서부터 상처가 나고 상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함께 살아가다보면 서로 상처를 주고받고 아픔 속에서 회복하며 성장한다.

육체가 힘든 일을 하고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근육이 있어야 하듯이 마음의 상처와 좌절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마음의 근육'인 회복적 탄력성이 아이들에게 반드시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험한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튼튼한 마음의 근육인 강한 회복적 탄력성이 필요하다.

아무리 지능이 뛰어나고 창의력이 뛰어나도 세상에서 커다란 어려움이나 시련을 당할 때, 마음의 근육이 강하지 못하면 더 이상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사람이 되고 만다. 세상은 경쟁이 더 심해지고, 그 만큼 사람과 사람 관계에서 상처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아이들은 사람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빠르게 회복하여 과거의 실패에 미련을 갖지 않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여 강하게 재도전한다. 마음이 강한 사람은 실패를 통해 더 강해진다. 좌절하기 보다는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재도전한다.

성경의 인물 가운데 회복적 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욥이다. 욥은 보통사람이 겪지 못한 혹독한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이전 상태의 온전하고 건강한 상태로 회복되었다. 그 비결은 욥기 23:10에 잘 나타나 있다.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 욥은 자기가 겪는 고난의 의미와 마지막 승리의 결과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도 어떤 아이는 잘 견디지 못하고 쉽게 포기한다. 그러나 더 크고 힘든 고난과 역경을 겪고 있으면서도 더 밝고 건강하게 그 상황을 이기며 살아가는 학생도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잘 이겨내는 학생들의 특징은 자기가 겪고 있는 고난과 역경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 계속 일깨워주며 격려해 주는 사람이 있고, 이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나면 자신도 누군가의 인생에 힘과 용기를 주는 '별(닮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다.

신앙을 통해 자신의 삶을 누군가 지켜보고 계시다는 사실을 반복적으로 잘 일깨워주고 그 고난과 역경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교육은 그 학생에게 강한 회복적 탄력성을 갖게 하는 인성교육의 출발점이 된다.

우수호 목사
대광고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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