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 칼럼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흰머리로 당당하게 등장했을 때에 소셜미디어에는 그의 '머리색'을 멋지다고 평가하는 글이 쏟아졌었다.
흰머리가 뒤덮은 그의 반백의 단발머리가 남녀노소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강경화 은발' 이후 이를 매력으로 여기는 이가 많아졌다.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털에 대해서 단장을 하고 싶어한다. 머리털 때문에 훨씬 젊어 보이기도 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본격적인 헤어 스타일리스트는 앗시리아인이었다. 그들은 현재의 이라크 북부에 살고 있었다. 그들의 커트， 계단 커트， 웨이브， 염색 기술은 중동에서 으뜸으로 알려져 있었다. 앗시리아인들은 다른 화장술에는 거의 눈길도 주지 않고 오로지 머리를 손질하는 기술만을 발전시켰다.
지위와 직업에 따라 머리 형태를 규정하는 법률까지 만들 정도였다. 그후에 아름다운 머리의 모양을 위해서 가발이 등장했는데， 기원전 1세기의 로마에서는 금발의 가발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후에 금발의 가발은 로마 창녀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기도 했었는데 기독교 교회는 어떤 목적으로도 가발을 일절 금지하려고 했다.
1세기 때의 성직자들은 가발 착용자는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었다. 2세기의 그리스 신학자인 터툴리아누스는 "가발이란 모두 엄청난 속임수이며 악마의 발명품이다"라고 설교했다.
가발에 대한 심한 비난은 692년에 절정을 이루었는데， 이때 콘스탄니노플 공회는 가발 착용을 그만두지 않는 기독교인들을 파문했었다. 그런데 1517년 종교개혁으로 로마 가톨릭 교회는 신도가 줄어든 어려운 상황에 부딪치자 가발이나 헤어스타일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1580년까지 가발은 또다시 헤어 패션의 최신 유행이 되어 있었다. 1950년에 미국여성의 7%만이 염색을 했었는데， 지금은 75%가 염색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을 갖기를 원한다. 헤어스타일에 따라서 젊게 보이기도 하고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성경에 보면 압살롬은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인 머리털을 갖고 있었다. 그에게 머리털은 자랑이고 매력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머리털을 영광으로 알았다. 외모가 준수한 압살롬은 타고난 복을 받은 사람이었다. 압살롬은 왕자로서 자신의 자랑거리를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할 줄 아는 감각도 있었다.
자신의 매력으로 백성들의 마음까지도 빼앗을 수 있는 말과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마침내 압살롬은 백성들의 마음을 빼앗고， 인기를 모은 후에 쿠데타를 일으켜서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 후에 전세가 바뀌고 역적이 되면서 노새를 타고 도망을 가다가， 압살롬의 머리털이 상수리나무에 걸리면서 그가 공중에 매달리게 되었다. 이것 때문에 압살롬은 창에 찔려 죽임을 당하게 되었다. 그토록 자신이 자랑으로 생각했던 머리털 때문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된것이다.
한때는 자랑이었고 매력이었던 그것 때문에 불행하게 삶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압살롬의 머리털은 한 때는 자랑거리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올무가 되고， 그것 때문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 동안 많은 자랑거리가 있었다. 교회의 성장과 화려한 교회의 건축은 자랑이었다. 교회 안에 사회적으로 저명한 사람들이 찾아오고 신학교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려오는 것이 자랑이었다. 또 개인적으로 많은 자랑거리들이 있다. 물질과 실력을 자랑하며， 결혼의 대상자를 고르면서 여러가지 좋은 조건을 자랑하고， 지식과 재능을 자랑하고 가진 것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자랑하던 바로 그것이 올무가 되고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무엇을 자랑해야 할 것인가?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자랑할 것이 없다'고 고백했다.
한국교회는 복음을 자랑하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해야 하겠다. 종교개혁은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다. 이제 한국교회는 다시 일어나서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랑하고 십자가의 능력을 자랑하는 모습으로 새로워져야 하겠다.